어린이날 강타한 비바람...800mm 물폭탄에 제주 관광객 고립
입력: 2023.05.05 17:35 / 수정: 2023.05.05 17:35

서귀포시, 4일 287.8㎜ 기록...1961년 이후 최고치

어린이날인 5일 전국에 강한 비바람이 이어지면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걸아가고 있다.  /남용희 기자
어린이날인 5일 전국에 강한 비바람이 이어지면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걸아가고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어린이날인 5일 전국에 강한 비바람이 이어지면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고 예정된 행사가 취소됐다.

5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이날 오전 12시까지 주요 지역 누적 강수량은 한라산 삼각봉 803.5mm, 진달래밭 671mm, 성판악 598.mm, 서귀포 365.6mm, 제주가시리 32mm, 성산 238.2mm, 고산 180.7mm, 제주 142.3mm 등을 기록했다.

특히 서귀포시는 4일 하루에만 287.8㎜의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1961년 관측 이래 역대 5월 일 강수량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일 최대순간풍속(초속)은 제주공항 21.9m, 서귀포 14.8m, 우도 18.3m, 고산 18.9m, 삼각봉 28.2m를 기록하고 있다. 초속 20~25m의 풍속은 소형급 태풍의 최대 풍속에 해당하며 간판이 날아갈 정도의 위력이고, 궂은 날씨로 한라산 입산은 전면 통제됐다.

이렇게 강풍과 폭우가 동시에 겹치면서 제주를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은 큰 차질을 빚었고, 연휴를 맞아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들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결항 항공편은 209편(출발 107편·도착 102편)에 달한다. 전날에도 154편의 항공기가 결항하면서 수학여행단 33개교·6000여 명을 비롯해 수만 명이 제주에 발이 묶인 상황이다.

지난 3~4일 양일간 제주에 입도한 인원은 5만 7473명에 달한다. 체류객을 실어 나르기 위해 항공사 측에서는 47편(출발 22편·도착 25편)을 추가 투입하는 등 일부 운항 재개에 나섰지만 완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이날 오후 현재 제주지역에 밤부터 다음 날 새벽 사이 돌풍을 동반한 시간당 30~50㎜(산지 시간당 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예보됐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여객선 11척 중 4척이 운항을 취소했다.

또한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낮 12시까지 기상특보와 관련한 신고가 27건 접수됐다.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어린이날 행사가 취소되고 변경되는 사례도 있었다.

서울시는 당초 이날 열릴 행사 대부분을 조정했다. 핑크퐁과 함께하는 '책 읽는 서울광장' 어린이날 특별행사는 오는 6~7일에 진행된다. '서울컬처스퀘어'는 시설 대부분이 개방형으로 설치돼 있어 이날 운영을 중단했다. 뚝섬한강공원에서 예정됐던 한강 불빛 공연도 오는 7일로 일정이 조정됐다.

경기도에서는 경기아트센터가 어린이날 축제 도담도담을 오는 7일로 연기하기로 했고, 시흥시에서는 제101회 어린이날을 맞아 갯골생태공원에서 개최하기로 한 '뿅뿅 시흥오락실'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jiyoon-103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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