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이다인 커플에 이어 5월6일 이다해-세븐 결혼식 참석
40여년 간 한복연구가로 활동 대중문화계 관통 '우리옷 장인'
박술녀는 대중문화계를 관통하는 우리옷 장인이다. 인터뷰에서 그는 "최고의 한류스타들이 일생에 한번 뿐인 소중한 날, 우리옷 한복을 꼭 찾아주는 것만으로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강일홍 기자 |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봄이 되면 저도 덩달아 바빠지죠. 지난 달엔 이승기-이다인 커플 결혼식에 초대받았고, 다음 달엔 이다해-세븐 결혼식에도 가야해요. 최고의 한류스타들이 일생에 한번 뿐인 소중한 날, 우리옷 한복을 잊지 않고 찾아주는 것만으로 저는 보람이 크죠."
패션디자이너 박술녀는 대중문화계를 관통하는 우리옷 장인이다. 40여년간 한복연구가로 활동하며 수없이 많은 한복 패션쇼를 열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명성을 알린 주인공이다.
연예계 스타들의 결혼식에는 어김없이 그가 손수 디자인한 한복패션이 등장한다. 김희선 김남주 염정아 윤유선 박주미 황정음 황현정 윤다훈 이휘재 박해일 안정훈 고수 등이 그의 한복을 입었다.
이밖에도 백종원 소유진 부부와 안정환 이혜원, 한채아 차세찌 부부, 박지성(축구선수) 현정화(탁구선수) 류현진(야구선수), 이루마(피아니스트), 윤상(작곡가) 등 그동안 100여명의 유명 스타들이 결혼식 당시 박술녀한복과 함께 했다. 대만의 유명 TV 진행자 겸 배우 서희제도 그가 만든 한복을 입고 그 아름다움을 극찬한 바 있다.
서울 강남구 학동에 위치한 '박술녀한복'은 우리옷 한복을 상징하는 K-한복의 본산이다. 4층 짜리 이 빌딩은 지하부터 옥상까지 오롯이 한복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 살아온 그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있다. /강일홍 기자 |
그는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진행된 가수 겸 배우 이승기와 배우 이다인의 결혼식에 참석해 다른 하객들의 눈길을 모았다. 오는 5월6일 세븐 이다해 결혼식에서도 새삼 한복의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서울 강남구 학동에 위치한 '박술녀한복'은 우리옷 한복을 상징하는 K-한복의 본산이다. 4층 짜리 이 빌딩은 지하층부터 옥상까지 오롯이 한복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 살아온 그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있다.
임대 중인 2층(일식집)을 빼곤 지하층까지 전층이 한복 보존의 보금자리가 됐다. 경남 진주와 충남 공주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비단(옷감)을 켜켜이 쌓아 놓은 이곳은 사실상 그의 보물창고나 마찬가지다. 사계절 제습기를 가동하는 것은 기본이다.
연예계 스타들의 결혼식에는 어김없이 그가 손수 디자인한 한복패션이 등장한다. 대만 배우 서희제(사진 오른쪽)도 그가 만든 한복을 입고 그 아름다움을 극찬한 바 있다. /박술녀한복 |
"빌딩 전체를 한복만을 위해 사용해도 늘 공간이 부족하다는 걸 느껴요. 물량이 점점 늘어나면서 직원들이 물류창고 같은 데에 보관하자고 하는데 그럴수는 없죠. 자식보다 더 애지중지하는 이 비단을 다른 곳에 믿고 맡길 수가 없으니까요."
그는 1세대 한복연구가 故 이리자의 대를 이은 수제자다. 어려서부터 한복에 특별한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어머니가 밖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면 항상 한복을 입고 계셨다"면서 "수수하면서도 곱게 차려입은 엄마의 모습이 너무 좋아 한복에 깊은 애착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어린 시절은 가난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고, 동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방직공장(국제방직)에서 일을 해야했다. 그래도 그는 즐거웠다고 한다. 직접 공장 일을 하면서 관심이 많았던 날줄과 씨줄, 위사 경사 등 옷감의 이론적인 부분을 상당부분 터득했기 때문이다.
한복연구가 박술녀(사진 가운데)는 40여년간 한복연구가로 활동하며 수없이 많은 한복 패션쇼를 열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명성을 알린 주인공이다. /박술녀한복 |
박술녀는 다소 늦은 나이인 26살에 이리자 선생의 문하생이 됐다. 한복을 터득하기 위해 하루 4시간만 자고 공부했다. 팔이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고집스럽게 스스로 힘든 시기를 견뎠다. 그런 악착같은 집념과 노력 덕분에 그는 불과 5년 만에 독립할 수 있었다.
서울 광진구 군자동에 임대 한복집을 운영하며 차츰 명성을 쌓은 뒤 과감하게 강남으로 진출했다. 청담동 시절을 거쳐 현재의 자리(학동)에 터를 잡고 평생을 일군 명품한복디자이너로 꽃을 피웠다.
그는 자신의 이런 대중적 인지도 덕분에 '아침마당' 'TV는 사랑을 싣고' 등 지상파와 종편채널 스페셜 게스트로도 자주 출연한다. 늦깎이 이론 공부를 위해 단국대 복식과정을 수료했다. 한복 대중화에 대한 그의 신념은 명확하다.
"한복은 단지 몸을 가리는 의상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의상과 달리 소매의 길이나 폭의 길이, 목선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한층 더 우아함을 살리고 돋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