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C말 영국 시인들이 2월 14일
사랑시 읊으며 '사랑의 기념일'로 발전
[더팩트ㅣ선은양 인턴기자] 2월 14일은 밸런타인데이(St. Valentine's Day)다. 가장 대표적인 사랑의 기념일로 연인 간에 초콜릿 등의 선물을 주고 받는 날이다. ‘밸런타인데이’ 하면 떠오르는 ‘연인’, ‘초콜릿’과 같은 키워드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밸런타인데이는 로마 시대의 순교자 성 발렌타인에게서 유래했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록으로 남아있진 않다. 밸런타인데이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연인’의 이미지를 갖게 된 때는 14세기 말에 들어서다. 당시 제프리 초서((J.Chaucer)를 비롯한 여러 시인들이 밸런타인데이를 소재로 하여 영국 궁정에서 사랑시를 창작하면서 사랑의 기념일이라는 이미지가 생겨났다.
19세기 미국을 지나 20세기 초에 이르러 밸런타인데이는 일본을 통해 동양권으로 전파되었다. 서구의 풍습 정도로 일본인들에게 받아들여지던 밸런타인데이는 2차 대전 이후 전후 혼란이 수습되며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1958년 도쿄의 ‘메리 쵸코’ 제과점이 처음으로 밸런타인 초콜릿을 만들어 백화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1960년대 일본에 여성해방운동이 일어나며 사회적으로 고학력 여성들의 적극적인 자아표현과 행동이 유행처럼 자리 잡았다. 이때 ‘모리나가제과’ 같은 대기업들이 대세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했고, 밸런타인데이는 여성이 남성에게 애정을 표현하며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일본에서 자리 잡았다.
편의점 가판대에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이 진열되어 있다./ 이새롬 기자 |
한국도 비슷하다. 한국에서는 ‘밸런타인데이’에 대한 언급이 1970년대에 언론을 통해 처음 등장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해외기념일 정도로 소개되었던 밸런타인데이는 1980년대에 들어 대형 제과점을 중심으로 밸런타인 초콜릿이 판매되며 대중적인 기념일이 되었다.
특히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판매량의 95%를 여성 소비자가 차지할 만큼 젊은 여성층의 관심이 높았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기념일 도입 초기에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기념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후 밸런타인데이가 청년층을 넘어 대중문화로 자리 잡으며 대표적인 ‘사랑의 기념일’로 한국 사회에 정착하게 되었다. 선물의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이제는 선물이 개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ye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