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장사익, 첫 사진전 '장사익의 눈'…미학의 감수성 발산
입력: 2022.03.14 09:51 / 수정: 2022.03.14 10:10

오는 16일부터 일주일간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소리꾼 장사익이 오는 16일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에서 첫 사진전 장사익의 눈을 연다. 그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장면을 프레이밍해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추상의 세계로 이끈다. /이새롬 기자
소리꾼 장사익이 오는 16일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에서 첫 사진전 '장사익의 눈'을 연다. 그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장면을 프레이밍해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추상의 세계로 이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 ㅣ 강일홍 기자] 판소리에서 중요한 대목을 '눈(目)대목'이라고 한다. 대여섯 시간 걸리는 판소리 완창을 요약해 가장 중요한 대목, 핵심이 되는 부분을 일컫는 말이다.

소리꾼 장사익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하는 스마트폰으로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장면을 프레이밍해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추상의 세계로 이끈다.

오는 16일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에서 여는 첫 사진전 타이틀은 '장사익의 눈'.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 그가 이번엔 사진 작가로 또 한번 변신을 거듭한다.

'장사익의 눈'이 아니라면 보지 못했을 일상의 '눈대목'이 80x100cm 사이즈 60여 점의 작품에서 펼쳐진다. 소리꾼에 이어 그는 오래전부터 서예에도 조예가 깊다.

진정성과 호소력이 넘치는 목소리로 깊은 울림을 주는 장사익의 이번 전시는 2019년의 서예전에 이은 두 번째 개인전이다. 서예전에서 마치 노래하듯 유려한 글씨를 선보였던 그는 사물의 대상에서 느껴지는 미학적 감수성을 맘껏 드러냈다.

코로나로 인해 공연이 뜸하던 최근 수년간 장사익은 주로 동네를 산책하며 전봇대에 붙은 작은 부착물, 낡은 벽의 낙서 같은 그림, 시간이 퇴색시킨 담장의 페인트칠 등을 스마트폰으로 클로즈업해 자신 만의 구도로 채집했다. 마치노래를 흥얼거리듯 혼잣말처럼 답답한 코로나 상황을 견딘 '일기 같은 사진'이다.

장사익은 오는 16일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에서 갖는 첫 사진전 장사익의 눈을 통해 사진 작가로 또 한번 변신을 거듭한다. /장사익 사진전 장사익의 눈
장사익은 오는 16일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에서 갖는 첫 사진전 '장사익의 눈'을 통해 사진 작가로 또 한번 변신을 거듭한다. /장사익 사진전 '장사익의 눈'

공연자로서 어쩌면 마치 벽을 마주한 것 같은 답답한 코로나 3년이 그에게 사진이라는 새로운 면벽수행의 계기를 열어줬을까. 일본의 미술평론가인 치바 시게오는 그의 사진 행위를 '눈의 면벽 面壁'이라고 표현했다.

시게오는 "눈의 기억은 사람을 자극한다. 보통은 음악과 언어의 세계에서 표현에 수반하는 그의 뇌 안의 시놉스의 움직임이 변화한다. 미술작품을 많이 본 눈의 기억이 그의 시놉스 연합의 존재방식에 어떤 시사를 부여했는지 무의식중에 그는 사진으로 손을 뻗었다"고 설명했다.

'장사익의 눈'은 그동안 모두가 간과했을 뿐 분명 존재했던, 보지 못한 일상의 한 조각을 새삼스럽게 발견하는 경험을 통해 우리의 일상이 곧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자각하게 만드는 독특한 전시다.

"치열하게 작업하는 선생님들에게 혼나지나 않을 런지 모르겠어유. 배움도 없이 그냥 내 멋대로 노래하듯 해본 일인데 민망해유."

장사익은 젊은 시절부터 매주 인사동 전시장을 둘러본 그림 애호가이고 수년간 직접 화랑을 운영해본 경험도 있어 대가들과의 교유도 깊다.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가 깊고 그동안 노래와 글씨, 그림으로 체득한 그의 미적 감수성이 이번 사진전에서 제대로 길을 찾은 셈이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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