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에서 하이퍼리얼리즘 콘텐츠가 화제가 되고 있다. /유튜브 '피식대학' 캡처 |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상에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활동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SNS를 통하여 자신들의 인지도를 쌓고, 이를 이용하여 수익을 얻는 구조가 연결되면서 신종 직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신세계를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의 도움을 받아 조명한다. IMR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플루언서들의 데이터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여 랭킹화 하는 서비스다. <편집자 주>
[더팩트|한예주 기자] 최근 유튜브에서 '하이퍼리얼리즘(극사실주의)'이 화두다. 카메라로 생생한 현장을 찍어내듯, 실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실감나게 반영하는 하이퍼리얼리즘 콘텐츠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하이퍼리얼리즘의 유행을 이끌고 있는 가장 대표적 채널은 '피식대학'이다. 공채 출신 개그맨들이 힘을 합쳐 만든 채널인 '피식대학'은 산악회 중년 남성들의 일상적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한사랑 산악회', 2000년대 초반 대학가 문화를 고증해낸 '05학번 이즈 백' 등의 콘텐츠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피식대학'은 콘텐츠들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한 해 동안에만 구독자 100만 명 이상을 끌어 모아 '골드 버튼' 대열에 합류했다.
구독자 46만 채널 '이과장'은 지난해 중소기업의 현실을 날것 그대로 그려낸 웹드라마 '좋소좋소 좋소기업(좋좋소)'를 시즌3까지 선보이며 큰 호평을 받았다. 시즌1의 1화인 '좋소기업 면접' 편은 게재한지 2주 만에 조회 수 100만 회를 돌파하고, 1년이 지난 현재 335만 회를 넘기며 채널 내 최고 인기 영상으로 등극했다.
키워드 검색량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의 권기웅·나영균 대표는 "'좋좋소'의 새로운 시즌이 공개될 때 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관련 키워드 검색량이 폭증하는 경향이 있다"며 "시즌3이 공개된 지난해 7월의 경우 PC·모바일 검색량이 8만7000건을 넘어서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영미 박사는 현실 일상의 가치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하이퍼리얼리즘에 대한 인기가 당분간 식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튜브 '이과장' 캡처 |
'강유미 좋아서 하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개그맨 강유미도 하이퍼리얼리즘을 추구하는'[ASMR] 1인극' 콘텐츠로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떠올랐다. 배우병이 심하게 걸린 여배우부터 개념 없는 메이크업 샵 막내 직원, 사이비 종교 신도까지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실감나게 연기해 '사이버 인류학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최근에는 MBTI 각유형별 성격과 행동을 리얼하게 묘사하는 '유미의 MBTI들' 시리즈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인의 삶을 코믹한 하이퍼리얼리즘으로 담아내는 '너덜트'는 활동 시작 5개월 만에 구독자 23만 명을 확보하며 인기 급성장 중인 채널이다. 중고 물품을 거래하는 모습, 친구들과의 모임에 나갈지 말지 고민하는 모습 등 평범한 일상을 조명한 영상들로 최고 320만 회의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까지 10개의 영상만을 선보인 신생 채널임에도, 1000만 회에 가까운 누적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게재하는 영상마다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하이퍼리얼리즘 뮤지컬을 1분 내외의 숏폼 콘텐츠로 선보이는 '1분 뮤지컬'도 떠오르는 채널 중 하나다. 지난해 4월 공개한 '사직서'라는 제목의 쇼츠(shorts)가 많은 직장인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으며 특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조회 수 330만 회, '좋아요' 수 12만 개를 기록하고 있는 해당 영상 아래에는 "직장인인 내 모습이랑 어쩜 이리 똑같지", "노래도 좋지만 실감나는 연기가 최고" 등 공감과 칭찬이 담긴 시청자 댓글이 남겨져 있다.
이영미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코로나19로 평범한 일상을 누리기 어려워졌고, 디지털 세상에 넘쳐나는 가짜 정보와 포장된 현실에 싫증을 느낀 MZ세대들이 '현실 일상의 가치'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하이퍼리얼리즘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시청자들이 편안함과 애착을 느끼게 하는 하이퍼리얼리즘 콘텐츠들의 인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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