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콘텐츠로 다루는 유튜브들이 유행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쓰레기왕국' 캡처 |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상에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활동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SNS를 통하여 자신들의 인지도를 쌓고, 이를 이용하여 수익을 얻는 구조가 연결되면서 신종 직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신세계를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의 도움을 받아 조명한다. IMR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플루언서들의 데이터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여 랭킹화 하는 서비스다. <편집자 주>
[더팩트|한예주 기자]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친환경 '제로 웨이스트(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자는 취지의 운동)'가 유행하면서 유튜브 속에서도 '쓰레기'를 콘텐츠로 다루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일상 속에서 제로 웨이스트 실천할 수 있는 소소한 방법부터 쓰레기를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 방법까지 쓰레기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채널 '쓰레기왕국'은 '안파카'(본명 안혜미)와 '맹스터'(본명 맹지혜)가 팀을 이뤄 운영하는 채널로, 7만 명에 가까운 MZ세대 구독자층을 보유하고 있다.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활동을 시작한 해당 채널은 올해 1월부터 입소문을 타고 인기에 가속도를 얻어 올 한 해 동안에만 7만여 명의 구독자를 끌어 모았다.
해당 채널은 '환경운동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착실한 실천자도 아닌' 평범한 20대 대학생 두 명이 쓰레기로 뒤덮여가는 지구를 조금이라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는다. 음식 배달 시 사용되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프라이팬, 냄비 등을 들고 식당을 방문해 직접 음식을 받아오는 영상은 160만 회 이상 시청된 채널 내 최고 인기 영상이다. '플라스틱 없는 욕실 만들기', '화장품 버리는 방법' 등의 영상도 높은 조회 수를 올리며 주목받고 있다.
구독자 45만 명을 보유한 채널 '발명! 쓰레기걸 Trash girl'은 업사이클을 소재로 한 'B급 병맛' 채널로 유명하다. IM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첫 영상('쓰레기집 모양 과자집 만들기')을 게재하자마자 큰 호응을 얻으며 4개월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했고 올 한 해 동안에만 구독자 30만 명 이상을 늘리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해당 채널은 '쓰레기를 재활용해서 발명품을 만드는 사랑의 발명가'를 자처하며 생활 속 쓰레기를 활용해 유쾌하면서도 기괴한 발명품을 만들어 낸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과자로 쓰레기 가득한 과자집을 만들고, 버려진 마네킹 머리를 개조해 도시락 통을 만드는 식이다. 뛰어난 아이디어와 손재주, 귀엽고 엉뚱한 나레이션, 종잡을 수 없는 콘텐츠 전개 등이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인기 비결이다. 구독자들은 "재활용이 아니라 예술", "쓰레기로 예쁜 쓰레기를 만드네", "광기어린 천재가 나타났다"며 열광한다.
이영미 박사는 에코 인플루언서들이 MZ세대에게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튜브 채널 '발명! 쓰레기걸 Trash girl' 캡처 |
구독자 2만 명을 보유한 채널 '친절한 래교[zero-waste]'도 인기 채널 중 하나다. 생활 속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는 주부이자 제로웨이스트샵인 알맹상점 공동대표이기도 한 양래교 씨가 운영하는 채널로, 쓰레기를 줄이는 자신만의 노하우와 알맹상점의 성장 스토리를 주요 콘텐츠로 다룬다.
원두 찌꺼기를 기름 제거에 사용하고, 플라스틱 바구니 대신 신문지로 상자를 만들어 물건을 수납하는 등 쉽고 간단하게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영상들 아래에는 "재활용 아이디어가 너무 좋은데, 저도 실천해볼래요", "우리집에 넘쳐나는 비닐과 플라스틱이 부끄럽네요. 줄여보겠습니다!" 등 동참을 다짐하는 시청자들의 댓글이 달린다.
이외 '용기낸 대학생1', '금자의 쓰레기덕질' 등도 쓰레기를 콘텐츠로 다루며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는 채널이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그린 인플루언서' 혹은 '에코 인플루언서'로 불리는 이들 유튜버는 강한 어조로 친환경 행위를 강요하기보다 본인의 실천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공감과 자발적 동참을 이끌어내고 있다"며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고 환경에 관심 많은 MZ세대에게 이들이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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