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프리즘] 디지털 세상 속 '아날로그 감성'…손글씨 유튜버 대세
입력: 2021.09.26 00:00 / 수정: 2021.09.26 00:00
최근 글씨 잘쓰는 법을 가르쳐주는 손글씨 유튜버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유튜브 채널 NAIN나인 캡처.
최근 글씨 잘쓰는 법을 가르쳐주는 손글씨 유튜버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유튜브 채널 'NAIN나인' 캡처.

[더팩트|한예주 기자] 최근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아날로그적 감성을 담은 손글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키워드 검색량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의 권기웅·나영균 대표는 "블로그, 카페 등에 손글씨 관련 콘텐츠가 높은 수준으로 발행되고 있다"며 "손글씨를 키워드로 하는 PC·모바일 검색량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기존에는 3040 세대가 압도적이었으나 최근에는 1020 세대의 검색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유튜브 속에서도 예쁜 손글씨를 선보이며 글씨 잘쓰는 법을 가르쳐주는 손글씨 유튜버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활자가 전하지 못하는 사람의 온기와 감정을 손글씨에 담아 전하며 인기를 얻는 중이다.

가장 인기 있는 손글씨 유튜버는 '나인(NAIN)'(본명 김나인)이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빅데이터 분석사이트 IMR에 따르면 현재 나인의 유튜브 구독자는 33만 명, 누적 조회 수는 5500만 회에 달하며,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5만 명이 넘는다. 구독자 수 대비 영상 조회 수가 높은 편으로, 채널 내 업로드된 89개 영상 중 100만 뷰 이상을 기록한 동영상만 10개가 넘는다.

나인은 일명 '나인체'로 불리는 본인 특유의 예쁜 글씨체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기 시작해 한글, 영어 등 다양한 문자를 예쁘게 쓰는 법, 손글씨 쓰기에 좋은 필기구 추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인기를 끌었던 손글씨 영상들을 1분 30초 분량으로 편집한 영상(10만 명 홀린 믿을 수 없는 글씨체)은 무려 1350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영미 박사는 손글씨에 생소한 젊은 세대가 악필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유튜브를 찾는 경우가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유튜브 채널 JM Choi 캡처
이영미 박사는 손글씨에 생소한 젊은 세대가 악필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유튜브를 찾는 경우가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유튜브 채널 'JM Choi' 캡처

구독자 1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펜크래프트'(본명 유한빈)도 인기 손글씨 유튜버로 손꼽힌다. 한글, 영어, 한자 등을 정자체 뿐 아니라 필기체로까지 예쁘게 쓰기로 유명한 그는 독학으로 배운 글쓰기의 철학과 방법을 구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주로 연필, 볼펜, 만년필 등으로 손글씨를 쓸 때 나는 소리가 담긴 글씨 ASMR 영상을 선보이며, 필기구 리뷰 및 추천 콘텐츠도 제공한다.

채널 내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은 1시간 분량의 손글씨 ASMR 영상들로 마음의 안정을 주는 사각사각 소리와 함께 예쁜 글씨들이 화면에 가득해 눈과 귀를 모두 즐겁게 만든다.

구독자 6만 명을 거느린 유튜버 또딴의 채널 '제이엠 최(JM Choi)'에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글씨체와 손그림을 배울 수 있다. '다이어리 꾸미기' 영상 시리즈가 젊은 세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손글씨를 이용해 레터링 케이크, 책갈피 등을 만드는 방법도 알려준다.

유튜버 타타오의 채널 '타타오 캘리아트(Tatao CalliArt)'는 펜글씨와 붓글씨 쓰는 법을 전하며 구독자 3만 명을 끌어 모았다. 30여 년간 펜글씨와 서예를 해온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글씨체 교정법부터 붓글씨의 기초와 이론, 한시 쓰는 법, 옛 명필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 외 '맬맬책이랑', '글씨 유튜버 노틀담 ASMR', '대사랑TV_한글사랑', '미꽃', '캘리뷰', '코수와함께', '동백손글씨' 등도 주목받고 있는 손글씨 유튜버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서울대학교 초빙연구원)는 "손글씨에 생소한 젊은 세대가 악필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유튜브를 찾는 경우가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라며 "타이핑과 터치가 익숙한 시대라 하더라도 대학입시와 국가고시 등에서 여전히 손글씨를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은 손글씨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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