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프리즘] '먹방' 대신 '농방'…농촌 풍경 담는 '농튜버' 인기
입력: 2021.09.19 00:00 / 수정: 2021.09.19 00:00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명 농튜버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채널 프응TV 캡처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명 '농튜버'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채널 '프응TV' 캡처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상에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활동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SNS를 통하여 자신들의 인지도를 쌓고, 이를 이용하여 수익을 얻는 구조가 연결되면서 신종 직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신세계를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의 도움을 받아 조명한다. IMR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의 데이터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여 랭킹화 하는 서비스다. <편집자 주>

[더팩트|한예주 기자] 지난해 귀농·귀촌 인구가 50만 명에 달하고 30대 이하 젊은 세대의 귀농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유튜브 속에서도 일명 '농튜버'가 인기를 끄는 중이다. 농튜버는 농업의 '농(農)'과 '유튜버(Youtuber)'를 합한 신조어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서울대학교 초빙연구원)는 "농튜버들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농촌의 일상과 농산물 재배·수확 노하우를 영상에 담아 전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1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린 대형 농튜버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농튜버 채널의 구독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고 새롭게 유튜브에 뛰어드는 농업인들도 나날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재 가장 많은 구독자를 거느린 최고 인기 채널은 양봉을 주요 콘텐츠로 다루는 '프응TV'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빅데이터 분석사이트 IMR에 따르면 해당 채널은 맨 처음 게재한 '트랩에 들어온 말벌 300마리 토치로 한방에 죽이기' 영상이 큰 인기를 끌며 1년 여 만에 구독자 20만 명을 끌어 모았다. 지난 6월엔 30만 명의 고지도 넘어섰다.

부산에서 양봉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30대 젊은 양봉인 김국연 씨는 프응TV를 통해 꿀벌의 생태와 양봉업자의 일상을 생생하게 전한다. 농촌의 사계절도 영상에 담아낸다. 꿀벌에 큰 위협을 가하는 말벌 퇴치 장면, 벌통에서 꿀을 채밀하는 장면, 산란을 하지 못해 버림받은 여왕벌의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이 채널 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천안에서 농장·목장을 운영하는 안성덕 씨의 '성호육묘장'도 38만 구독자를 거느린 인기 채널이다. IMR 자료에 따르면 2018년 5월부터 운영된 해당 채널은 같은 해 9월 게재한 '두더지가 농작물에 주는 피해와 잡는 방법, 땅 파는 장면' 영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해 1년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하고, 이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성장 중이다. 누적 조회 수는 1억 회가 넘는다.

키워드 검색량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의 권기웅·나영균 대표는 "'성호육묘장을 키워드로 하는 PC·모바일 검색량을 분석해보면 봄과 가을에 월 평균 검색량이 2만 건 이상으로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5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안성덕 씨는 채널을 통해 주로 농사 노하우를 전하고,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이나 동물의 관찰 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채널 내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은 귀여운 아기 토끼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 시리즈로, 최고 800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대파 장기 저장법, 고추 끈 단단히 묶는 법 등 오랜 기간 경험에서 우러난 농사 꿀팁을 전하는 영상들도 100만 회 이상 시청되며 주목받고 있다.

농튜버들은 힐링을 선사하고, 농산물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전문가들은 농튜버들이 알려주는 농사법이나 홍보 농산물에 문제가 없는지 검증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튜브 채널 성호육묘장 캡처
농튜버들은 힐링을 선사하고, 농산물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전문가들은 농튜버들이 알려주는 농사법이나 홍보 농산물에 문제가 없는지 검증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튜브 채널 '성호육묘장' 캡처

평택에서 쌈 채소 전문 농원을 운영하는 손보달 씨의 채널 '솔바위농원'은 구독자 27만 명, 누적 조회 수 5700만 회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구독자 10만 명의 고지를 넘어서고 1년 만인 지난 3월 20만 명을 확보하며 채널 규모를 늘리고 있다.

귀농 11년차인 손보달 씨는 분무기·굴삭기 등 각종 기계 다루는 법을 알려주는 '농기계 사용법', 닭·오골계·강아지 등 동물의 일상을 공개하는 '솔바위 동물농장', 평택의 제철 농산물을 소개하는 '평택팜 홈쇼핑 떳따농부', 과일 나무의 가지치기 및 접목법 등을 전달하는 '유실수 재배법'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채널 내에서 페트병으로 고추 삭혀 먹는 법, 장마 전 고구마 순 관리법, 대추 가지치기 법 등 농업 노하우를 전하는 영상들이 100만 회 이상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외에도 △태웅이네(16만 명) △청도달콤한농장(7만 명) △날라리농부(7만 명) △삼남자인삼농장(6만 명) △청양농부참동TV(4만 명) △버라이어티 파머(2만 명) 등이 주목받고 있는 농튜브 채널로 손꼽힌다.

농튜버들은 농촌 풍경을 통해 힐링을 선사하고 농산물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등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들과 함께 검증되지 않은 엉터리 정보를 전하는 농튜버도 함께 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예로 최근 몇몇 농튜버가 '락스로 고추 탄저병 퇴치 가능하다', '와사비가 탄저병에 효과적이다'라는 등 사실과 다른 허위 정보를 유포해 이를 따라했다가 농사를 망친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전문가들은 농튜버들이 알려주는 농사법이나 홍보 농산물에 문제가 없는지 검증해주는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될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며,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속아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 피해를 구제받을 방법이 없는 만큼 구독자 스스로가 내용의 유익성과 정확성을 잘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농튜버들 스스로도 제작한 영상물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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