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프리즘] "쉽고 재밌게 소통"…유튜브 뛰어든 정부·지자체·공공기관
입력: 2021.08.29 00:00 / 수정: 2021.08.29 00:00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앞다퉈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Imagine your Korea’캡처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앞다퉈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Imagine your Korea’'캡처

[더팩트|한예주 기자] 지난해 국내 유튜브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시청한 유튜브 영상(공식 뮤직비디오 제외)은 질병관리청 공식 채널의 '코로나19 국민행동수칙 꼭 기억해주세요!'였다. 2분이 채 되지 않는 해당 영상은 지난해 연말까지 17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올렸다.

지난해 누적 조회 수 6억 회를 넘기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큰 화제를 일으킨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영상 시리즈도 한국관광공사가 한국관광의 해외 홍보를 위해 제작한 콘텐츠다.

이처럼 지난해 공공부문에서 제작한 유튜브 영상들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자, 올해도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앞다퉈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SNS 대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유튜브를 이용해 쉽고 재미있게 정책을 홍보하고 시민들과 소통을 꾀하겠다는 의도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서울대학교 초빙연구원)는 "공공부문 유튜브 채널들은 주로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국방·경찰·교정 등에 대한 이모저모와 생활 밀착 정보 공유, 특유의 'B급 감성'을 담은 코믹한 정책 홍보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구독자를 거느린 국방부 산하 국방홍보원의 채널 '국방TV'는 '밀덕'('밀리터리 덕후'의 줄임말·군사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콘텐츠로 인기가 높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빅데이터 분석사이트 IMR에 따르면 해당 채널은 55만 명이 넘는 구독자와 5억 회 이상의 누적 조회 수를 보유하고 있다. 총·전차 등 다양한 군 장비와 무기를 공개하고, 세계 각 군의 전력과 전술을 분석하며 세계 2차대전 등 역사적으로 유명한 전쟁에 대한 썰을 푸는 등 다양한 콘텐츠로 눈길을 끈다.

경찰청이 운영하는 채널 '대한민국 경찰청'은 CCTV·블랙박스 등에 담긴 사건·사고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콘텐츠로 호응을 얻어 구독자 26만 명을 확보했다. 경찰이 출동하기도 전에 용감하게 나서서 직접 사건·사고를 해결한 시민들의 미담부터 경찰이 도주 차량을 추격해 검거하는 장면까지 영화를 방불케 하는 실제 상황이 가득하다. 전국 각지에서 일하는 경찰들의 하루 일과를 보여주는 일상 브이로그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성공 사례와 달리 세금을 들여 운영하는 공공부문의 유튜브 채널들이 제대로 홍보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튜브 채널 충주시 캡처
다만, 성공 사례와 달리 세금을 들여 운영하는 공공부문의 유튜브 채널들이 제대로 홍보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튜브 채널 '충주시' 캡처

정책 홍보에 주력하는 '대한민국 정부' 채널과 '대한민국 청와대' 채널은 각각 26만, 29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대한민국 정부' 채널은 배우 류준열이 친환경 실천을 위한 '탄소 다이어트' 방법을 소개하는 '2050 탄소 중립' 영상 시리즈를 제작해 큰 주목을 받았다. 시리즈 내 영상들은 최소 300만 회에서 최대 700만 회까지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채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상으로 등극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채널 중에서는 충주시의 채널 '충주시'는 20만 구독자를 거느리며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7급 공무원 김선태 주무관이 '홍보맨'이라는 캐릭터로 출연해 B급 감성을 앞세운 각종 예능 콘텐츠를 선보여 인기다.

IMR에 따르면 충주시는 2019년 4월 '시장님이 시켰어요!!! 충주 공무원 브이로그'를 첫 영상으로 올리며 활동을 시작해 매년 10만 여 명의 구독자를 끌어 모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채널 내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은 '공무원 관짝춤'으로, 코로나19 생활 속 거리두기 캠페인을 아프리카 가나의 장례식 문화를 패러디한 코믹춤으로 담아내 670만 회 이상 시청됐다. '속기직 VS 홍보맨 타자 대결, 누가 더 빠른가?', '악성 민원인은 어느 정도일까?' 등 공무원의 소소한 일상을 재미있게 담아낸 영상들도 100만 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19만 구독자를 보유한 경상북도의 '보이소 TV', 3만 구독자를 거느린 부산시의 '붓싼뉴스'도 해당 지역의 개성을 잘 살린 콘텐츠로 유명하다. 경상북도의 자연경관 및 명소를 B급 감성의 시트콤으로 소개하는 '가보이소', 예능적 요소가 가득한 인터뷰를 통해 정책을 홍보하는 '보이소 of 경북' 등이 보이소 TV의 인기 콘텐츠다. 붓싼뉴스는 부산 사투리를 활용한 생활 속 거리두기 홍보 영상('쫌쫌쫌! 올여름엔 쫌 알제?'), 사투리 강의 시리즈('부산사투리 원포인트 레슨') 등으로 구독자의 10배가 넘는 조회 수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사례와 달리 세금을 들여 운영하는 공공부문의 유튜브 채널들이 제대로 홍보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200여 개 지자체 채널 중 구독자 1000명에 미치지 못하는 곳이 절반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B급 감성을 담은 예능 콘텐츠들이 큰 웃음을 주며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 정책 홍보에 얼마나 도움이 될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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