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프리즘] "사람이 아니야?" 가상 인플루언서, 현실 세계 넘본다
입력: 2021.04.25 00:00 / 수정: 2021.04.25 00:00
팔로워 300만 명을 보유한 가상인물 릴 미켈라 /릴 미켈라 인스타그램(@lilmiquela) 캡처
팔로워 300만 명을 보유한 가상인물 '릴 미켈라' /릴 미켈라 인스타그램(@lilmiquela) 캡처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상에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활동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SNS를 통하여 자신들의 인지도를 쌓고, 이를 이용하여 수익을 얻는 구조가 연결되면서 신종 직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신세계를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의 도움을 받아 조명한다. IMR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플루언서들의 데이터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여 랭킹화 하는 서비스다. <편집자 주>

[더팩트│최수진 기자] 짙은 눈썹과 주근깨의 '릴 미켈라(Lil Miquela)'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300만 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로, 지난해 130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다.

뮤지션인 그는 '하드 필링스(Hard Feelings)', '스피크 업(Speak Up)' 등 노래를 발표했고 프라다·샤넬·지방시 등 각종 명품 브랜드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실존 인물은 아니다. 릴 미켈라는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가상 인플루언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상 인플루언서가 현실 세계를 휘어잡고 있다.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브러드(Brud)에서 태어난 릴 미켈라와 '버뮤다(Bermuda)', 영국 사진작가 카메룬 제임스 윌슨이 제작한 '슈두(Shudu)' 등 해외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패션·뷰티·음악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도 '로지(Rozy)', '루이' 등의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탄생해 크게 주목받고 있다.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탄생된 로지는 귀여운 주근깨와 쌍꺼풀 없는 눈매, 뛰어난 패션 센스와 발랄한 말투로 관심을 받고 있다. 로지는 가상 인물임을 숨긴 채 지난해 8월부터 4개월 동안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일상생활부터 화보 촬영 모습까지 다양한 사진을 업로드하고 팬들과 댓글로 소통했으며, 지난해 12월에야 국내 최초 가상 인물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더팩트와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로지가 가상 인물이라는 점을 공개하지 않았던 4개월 동안 팔로워가 1만 명 이상 생겨났고, 공개 이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어 현재 1만 8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 /로지 인스타그램 캡처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 /로지 인스타그램 캡처

노래 커버 유튜버 '루이'는 릴 미켈라나 로지와 달리 실존하는 사람의 동영상에 AI가 생성한 가상 얼굴을 합성하는 기술로 완성된 가상 인플루언서다.

몸과 목소리는 실제 사람이고, 얼굴만 AI 딥러닝 기술을 이용했다. 로지처럼 가상 인물임을 공개하지 않은 채 유튜브 채널 '루이커버리'에 강릉 여행 브이로그, 각종 커버곡 영상 등을 업로드하던 루이가 지난 2월 영상을 통해 '제 얼굴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얼굴'이라고 밝혔다.

IMR 자료에 따르면, 구독자 1만 4800명을 보유한 루이의 채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커버 영상들의 조회 수가 10만 회에 가까워, 구독자 수 대비 조회 수가 높은 인기 채널로 손꼽히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가상 인플루언서가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현상에 대해 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서울대학교 초빙연구원)는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의 활동에 제약이 많아진 반면, 가상 인플루언서는 이러한 제약을 받지 않아 언택트 시대에 각광받는 인재이자 대리만족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짐에 따라 어설픈 가상 인물에 대한 심리적 불편함을 의미하는 '불쾌한 골짜기 현상'이 최근에 큰 폭으로 줄었고, 언택트 시대가 도래해 온라인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가상 인플루언서에 대한 거부감도 크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가상 인플루언서가 대중에 미치는 영향을 확대되는 만큼 딥페이크 포르노 등 불법 영상 범죄에 활용될 여지가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의 법령상으로는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상 인플루언서를 합성한 음란물에 대한 마땅한 처벌 규정이 없는 현실이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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