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패션위크] 백스테이지 밀착취재…"'화려한' 런웨이 그 뒷모습은?"

  • 송은주 기자
  • 입력: 2009.10.17 11:38 / 수정: 2009.10.17 13:07

[ 송은주기자] 런웨이는 화려하다. 또한 런웨이는 디자이너들의 신상품을 입은 모델들이 고양이 걸음으로 우아하게 걷는다. 하지만 런웨이 뒤 백스테이지는 그야말로 전쟁터이다. 짧은 시간안에 여러벌을 가라입는 모델들과 그들을 도우는 스탭들이 뒤엉켜 있기 때문이다.

보통 디자이너 한명당 런웨이는 길게는 30분 짧게는 20분이면 피날레까지 끝난다. 1시간도 채 안되는 시간을 위해 백스테이지는 쇼 시작 5시간전부터 바쁘게 돌아간다. 이 시간동안 런웨이가 완성되고 조명과 음향을 점검한다. 모델들은 4시간전부터 도착해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고 자신들이 런웨이에서 입을 의상을 점검한다.

스탭들은 의상과 액세서리가 맞게 준비됐는지 체크하고 의상순서와 동선을 다시 한번 체크한다. 그 사이를 디자이너와 디렉터가 누비며 꼼꼼하게 점검한다. 최종리허설을 마치면 잠깐의 휴식시간을 갖는다.이후 모델들은 다시 런웨이 의상을 가라입고 마지막으로 헤어와 메이크업을 수정한다.

쇼 시간이 가까워지고 초대한 VIP들과 바이어, 기자들 그리고 인기 연예인들이 프로트로를 채우면 불이 꺼지고 런웨이가 시작된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종합전시장에서 '2010년 봄/여름 서울패션위크'가 열렸다. 이날 첫 무대를 장식한 중국계 뉴욕디자이너 '3.1 필립림'과 '앤디앤댑 옴므'의 백스테이지를 살펴봤다.

◎ A.M 6:00

이날 '3.1 필립림' 런웨이는 12시. 하지만 스탭들은 오전 6시에 백스테이지에 도착한다. 의상을 반입하여 준비하고 빠진것은 없는지 살펴본다. 헤어와 메이크업 스탭들도 이 시간에 도착해 모델들이 오면 바로 준비에 들어갈 수 있도록 화장품과 도구들을 준비한다. 미리 디자이너와 상의해놓은 시안을 다시 한번 살펴본다.

모델들은 7시부터 도착하기 시작한다. 스탭들은 도착한 모델들이 입을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을 준비한다. 오자마자 메이크업을 받기 때문에 대부분 노 메이크업인 상태이다. 모델들은 위계질서가 엄격하기 때문에 주로 신인 모델들이 일찍와서 먼저 메이크업을 받고 대기한다. 톱모델도 7시 30분이면 대부분 백스테이지에 도착한다.

◎ A.M 8:00

8시가되자 본격적인 헤어와 메이크업이 들어갔다. 헤어와 메이크업은 의상을 가라입기 전에 한다. 아직까지 백스테이지 환경은 열악한 편에 속한다. 긴 테이블을 붙이고 간이 의자를 놓는 것이 전부이다. 여기에 헤어디자이너들이 직접 가지고온 거울을 올려두면 간이 헤어, 메이크업실이 완성된다.

약 20여명의 모델들의 헤어와 메이크업을 2시간 안에 끝마쳐야하기 때문에 스탭들은 분주하다. 디자이너 의 컬렉션에 맞게 미리 잡아놓은 시안대로 완성한다. 또한 전날 리허설에서 이미 한번씩 해봤기 때문에 이들의 손은 익숙하게 움직였다. 이른 오전시간 때문인지 모델들은 크게 말이없고 묵묵히 스타일링이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 A.M 8:30

모델들이 헤어, 메이크업을 받는 동안 스탭들은 바쁘게 움직인다. 이들이 곧바로 의상을 가라입을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빠진것은 없는지 점검한다. 빠진것이 있다면 퀵서비스를 이용해 사무실이나 매장에서 공수해온다. 아직 생산에 들어간 의상이 아니기 때문에 대기하고 있는 의상 옆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지켜 서있다.

런웨이 역시 바쁘다. 조명과 음향 리허설을 최종적으로 점검한다. 그리고 프로트로에 VIP와 연예인들을 어떤 비율로 앉힐 것인지 고심한다. 무대감독과 디자이너는 조명의 움직임과 음악을 체크하면서 동선을 맞춰본다. 일찍 준비를 마친 모델들은 의상을 보면서 컨셉트를 다시 한번 상기한다. 스탭들도 함께 살펴보며 의상을 런웨이 순서에 맞게 배열한다.

◎ A.M 9:30

헤어와 메이크업 준비가 끝난 모델들은 리허설을 위해 옷을 갈아입는다. 행거에는 모델마다 입을 옷과 액세서리, 구두가 걸려있다. 헷갈리지 않기 위해 사전에 피팅을해서 찍어놓은 행거 앞에 붙여놓는다. 또한 순서에 맞게 옷을 입기 위해 피팅한 모델들의 사진을 드레스룸 앞에 비치해둔다.

스탭들과 자원봉사자들은 2~3명씩 모델들에게 붙어 의상을 입혀준다. 행여 옷에 손상이 갈까봐 조심스럽게 의상을 다룬다. 쇼를 불과 몇시간 앞두고 의상이 오염되거나 찢어지면 공개할 수 없게되기 때문이다. 모델들이 의상을 다 입으면 디자이너들은 하나씩 체크한다.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매치된 액세서리나 스타일링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최종점검이 끝나면 모델들은 마지막 리허설을 위해 줄을 선다.

◎ A.M 10:00

마지막 리허설이 시작됐다. 모델들은 큐시트 순서대로 줄을 서서 대기한다. 이 사이 스탭들은 어떠한 느낌을 표현해주고 동선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말해준다. 큐 사인을 주는 스탭의 수신호에 따라 모델들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런웨이를 걷는다. 런웨이 끝에는 디자이너가 앉아서 지켜본다. 동선이나 모델들의 표현이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을 경우 바로바로 지적하여 고친다.

리허설이지만 백스테이지도 정신없이 돌아간다. 모델들이 백스테이지로 들어오면 다음 의상으로 갈아 입혀줘야한다. 1분도 안되는 시간 안에 헤어와 메이크업이 손상되지 않으면서 교체해야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과 꼼꼼함이 필요하다. 고성이 오고가고 옷과 구두가 던져진다. 하지만 다시 런웨이에 오른 모델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캣워크를 한다.

◎ A.M 11:00

최종 리허설까지 끝나면 손님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객석 한 켠에서는 스탭들이 참석한 사람들에게 나눠줄 이번 시즌 컬렉션 설명과 디자이너 소개를 담은 팜플릿을 만들고 있다. 이 것은 의자에 하나씩 놓여졌다. 런웨이 청소가 끝날 때쯤이면 관객들이 줄을 서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문 앞에는 경비원들이 지켜서 질서를 유도한다.

쇼 시간이 다될무렵 프론트로를 채울 스타들이 속속 도착한다. 이들은 패션쇼장으로 들어가기전에 미리 마련된 포토월에서서 포즈를 취한다. 이들을 담기위해 열띤 취재경쟁이 벌어지며 일반관객들도 스타들의 모습을 보기위해 몰려든다. 스타들이 자리를 잡고 앉으면 비로서 쇼를 시작할 준비가 모두 끝난다.

◎ A.M 12:00

드디어 쇼가 시작됐다. 옆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던 관객들도 암전이 되자 숨을 죽이며 모델들의 등장을 기다렸다. 이윽고 조명이 환하게 켜지고 음악이 나오면서 모델들의 워킹이 시작됐다. 객석에 앉은 관객들은 다가오는 2010년 봄/여름 트렌드는 어떠한지 꼼꼼하게 지켜봤다.

런웨이 끝에 서있는 취재진들도 모델들의 몸짓 하나하나를 놓칠새로 쉴새없이 셔터를 눌렀다. 관객들의 카메라 플래쉬까지 어우러져 패션쇼장은 마치 불꽃놀이를 하는 것처럼 번쩍였다. 강렬한 조명으로 패션쇼장은 땀을 흘릴정도로 더웠지만 누구하나 자리를 뜨는 사람이 없었다. 드디어 런웨이가 끝나는 피날레가 시작되고 디자이너가 런웨이에 올라 관객들을 향해 인사를 하면 패션쇼는 끝난다.
<사진=김용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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