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Q&A]정관 수술했는데 임신이라니요?
입력: 2009.06.10 12:21 / 수정: 2009.06.10 12:21

Q : 결혼 4년차에 자녀 둘을 둔 건강한 30대 초반의 남성입니다. 작년 12월에 정관 수술을 했습니다. 그런데 집사람이 현재 임신 5주랍니다. 어떻게 된 건지 몰라 비뇨기과를 찾아 정액검사를 했는데 아직 정자가 보인다네요. 수술한지 반년이 다 돼 가는데 아직까지 남아있는 정자가 있다니 기가 막힐 수밖에요? 묶으면 풀릴 수도 있다고 해서 아예 잘랐거든요. 성관계도 50번 이상 한 거 같고요. 병원에서는 두 달 있다가 다시 검사해보자는데 잘라낸 게 다시 붙을 수도 있습니까? 궁금합니다. 시원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A : 정관수술은 남성피임수술로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가 정낭으로 가는 길인 정관을 차단해서 정액에 정자가 섞이지 않도록 해 인위적으로 불임을 유발하는 수술 방법을 말합니다. 피임성공률이 모든 피임법 중에서 월등하게 가장 높기도 합니다. ▶영구적인 피임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성관계시마다 피임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시술이 간단하고 안전하여 국소마취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입원을 요하지 않는다. ▶시술 후 부득이한 사정으로 다시 아이가 필요할 경우 복원 수술이 가능하다. ▶시술 후에도 전신적인 건강이나 성생활 면에서 전혀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며, 오히려 임신에 대한 걱정이 없어져 더 적극적인 성생활이 가능하다 등의 장점으로 많이 선호되고 있는 남성 피임법입니다.

한데 정관수술을 했는데 부인이 임신했다니 무척 황당하시겠습니다. 하지만 정액검사에서 정자가 아직 관찰된다고 하고 임신 5주째라고 하니 5주전에는 더 많은 정자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정관수술을 했다고 해서 바로 피임을 안 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정자를 만드는 공장이 고환입니다. 이 고환이 부산에 있다면 정관수술시 묶거나 자르거나(정관수술방법과 결과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하는 정관은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가 이동하는 길이라고 보면 됩니다. 즉 부산에서 만들어진 정자가 서울로 이동하는 경부고속도로인 셈이죠. 이 고속도로의 대구지점을 차단하는 것인데요.

차단하는 시점에서 이미 대구를 통과해서 서울로 향하고 있는 정자나 경기도 일원의 창고에(즉 정낭에 고여 있는 정자)보관되어 있는 것이 일정기간 동안 서울 전역에 뿌려질 수 있겠죠. 즉 임신이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10회, 20회 의견이 분분하나 가장 확실한 것은 정관 수술 2개월 후 정액검사를 받아보고 정자가 없으면 피임을 안 해도 됩니다. 하지만 정자가 관찰되면 1~2개월 더 피임을 한 후 다시 정액검사를 받아보고 하는 식으로 최종적으로 정자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피임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정관 수술 후 수년간 정자가 안 나오다가 부인이 임신을 하는 경우도 아주 드물지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의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나 우회로가 생겼을 수도 있다는 거지요. 이런 경우도 부인과 다투거나 의심하기에 앞서 남성이 비뇨기과를 방문, 정액검사부터 받아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참고로 요즘에는 무도정관수술을 선호합니다. 무도정관술은 기존의 정관수술처럼 칼로 음낭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특수기구를 써서 2mm정도의 작은 구멍을 내고 정관을 음낭 피부 밖으로 노출시킨 후 정관을 차단하는 수술법을 말합니다. 그 이유는 ▶수술시간이 5~10분으로 짧고 ▶수술 시와 수술 후 통증이 적으며 ▶실밥을 제거하는 불편이 없고 수술 후 재방문의 필요성이 없으며 ▶수술 후 합병증이 없으며. ▶피임 성공률이 거의 100%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특히 솜씨 좋은 비뇨기과 전문의를 만나면 아예 통증 없이 마칠 수 있습니다.

도움말 = 비뇨기과 전문의 이선규 박사(강남 유로탑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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