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지혜·유정선기자] '충무로의 재담꾼' 장진 감독의 작품세계를 책을 통해 만날 수 있게 됐다. 지난 10년간 집필했던 시나리오를 정리해 '장진 시나리오집'(열음사)으로 펴낸 것. 지난해 1월 '장진 희곡집'을 발간해 독자들의 큰 인기를 얻는데 힘입어 그 2탄격인 시나리오 모음집을 출간했다.
그동안 자신이 집필했던 21편의 시나리오 중 '아는 여자' '거룩한 계보' '아들' '강철중' 등 최근작을 중심으로 7편의 시나리오를 담았다. 이번 책은 장진식 코미디의 진수를 활자로 만끽할 수 있는 계기다. 더불어 영화를 통해 표현된 그의 웃음 미학을 보다 자세하고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25일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독자와의 만남 및 강연회(인터파크도서·열음사·송파구청 주최)를 연 장진 감독을 만나 '장진식 글쓰기'에 대한 팁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장진감독과의 일문일답>
Q. 올해로 충무로에 입성한지 10년이 됐다. 또 이 시기에 이렇게 시나리오 모음집이 나와 감회도 남다를 것 같다.
"이번 책은 내 10년간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의 만든 작품들의 중간 결산이라는 의의도 있는 것 같다."
Q. 지난 1월에는 희곡집을 이번엔 시나리오집을 냈다. 시나리오만을 엮어서 낸 책이 독자들의 호응을 얻기 어려운 면이 있을 텐데 독자들이 이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요령이 있다면?
"솔직히 시나리오는 희곡보다 더 읽기 힘든 문학이다. 시나리오가 어떻게 영화를 통해 표현됐는가를 중점적으로 보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내 영화를 본 사람에게는 재밌는 글이 될 것이다."
Q. 장진하면 대부분의 관객들이 '코미디'를 떠올리는데 '장진식 코미디'의 스타일을 설명하자면? 또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쓸 때 따로 계산하는 바가 있는지?
"물론 플롯에 관해서는 계산도 하고 쓸 때도 있다. 그러나 코미디에 대해서는 강박을 갖지 않는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본능처럼 쓰는 편이다. 웃음을 계산하거나 예상하며 쓴다해도 큰 효과는 없기 때문이다. 원래 기질적으로 지루하고 답답한 걸 안 좋아하는 편이라 유쾌하고 즐겁게 쓰려고 한다. 그러나 코미디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Q. 시나리오들 중에서 아무래도 최근작인 '강철중'이 눈에 띈다. 강우석 연출에 장진이 시나리오를 맡아서 화제가 됐고 최근 400만을 돌파했는데 소감을 말한다면?
"나는 글로 쓰면서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이 영화를 통해 잘 표현된 것도 있는 것 같다. 이게 시나리오의 재미, 즉 재료 문학의 재미인 것 같다. 글과 영상이 만났을때 내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것. 무엇보다 강우석 감독님이 너무 즐겁게 찍어서 좋았다. 10년 동안 영화계에서 선배로 모셨던 분이라 함께 일하면서도 즐겁고 보람 있었다."
Q. 희곡 및 시나리오를 쓰는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조언하자면?
"작법이라는 것이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영화 연출을 위해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들에게는 시나리오보다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하고 글을 썼으면 한다. 영화 제작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안다면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좀 더 수월해질 것이다. 내가 쓴 글이 얼마만큼의 시간과 돈이 투여되는지도 안다면 합리적인 시나리오가 나오는데 도움이 된다. "
Q. 시나리오집과 희곡집 등 모음집 형태 외에 창작 형태로 책을 출간할 의향도 있는가?
"물론이다. 시간이 된다면 개인적인 이야기라던가, 영화에 대한 뒷이야기 등을 책으로 써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Q. 향후 활동 계획이 있다면? 언제쯤 다음 작품을 만날 수 있는가?
"영화 연출을 쉬고 있을 뿐이지 내 나름대로는 계속 일을 해왔다. 조만간 프로듀서로 다시 일을 시작할 것 같다. 후배들 작품 2편 정도를 일본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일본 배우에 일본 자본을 투입한 영화다. 연출 계획은 아마도 내년 이후나 돼야 할 것 같다. "
Q. 책을 접할 독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사실 책을 내놓고도 쑥스러워 소문을 안 내려고 했다. 장진의 영화인생 10년에 대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일기까지는 아니지만 '내가 이때는 이런 생각을 했고 이런 걸 좋아했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다시 한번 시나리오를 봤다. 혹 내 영화에 관심이 있거나 시나리오라는 장르에 관심이 있다면 영화와 비교하면서 보면 재밌을 것이다. 그리고 내 작품이 아니라 또 다른 재밌는 영화를 보면서 그 시나리오까지 찾아보는 취미를 갖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사진 = 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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