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퇴진' 양대노총 노동자 대회 13만 결집 …10명 연행·14명 부상
입력: 2024.11.09 19:32 / 수정: 2024.11.09 19:32

민주노총 10만·한국노총 3만 참석
경찰과 충돌…참가자 10명 현행범 체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9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숭례문 앞에서 11.9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2024 전국노동자대회 및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이하린 인턴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9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숭례문 앞에서 '11.9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2024 전국노동자대회 및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이하린 인턴기자

[더팩트ㅣ김시형 기자] 주말인 9일 서울 도심에서 노동자 13만명이 모여 '윤석열 정권 퇴진' 목소리를 냈다.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해 총 10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14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숭례문으로 이어지는 세종대로 왕복 8차선 도로에서 '11·9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2024 전국노동자대회 및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와 금속노조, 사무금융노조 등은 오후 1시30분부터 2시30분까지 서울역 11번 출구와 종로구 전태일동상 앞, 서울시청 앞, 한국프레스센터 앞 등에서 각각 사전집회를 열고 본 집회에 합류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만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민주노총 로고가 적힌 남색 조끼를 입고 머리에 '윤석열 퇴진'이 적힌 빨간 띠를 두른 뒤 '윤석열 퇴진이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윤석열 정권 퇴진시키고 사회대전환으로 나아가자', '노동탄압 중단하고 노동자 권리 보장하라', '노조법 2·3조 개정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노동계는 원청 사용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사용자의 쟁의행위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도록 노조법 2·3조를 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나라가 엉망이다. 노동자와 민중의 삶이 너무나도 힘이 든다. 민생은 도탄이고, 분노한 시민들은 이 나라 대통령이 김건희인지 명태균인지 묻고 있다'며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윤석열 정권은 눈과 귀를 닫고 제멋대로 폭주를 멈추지 않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물노동자에게 안전운임을 빼앗은 정권, 건설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은 정권, 타임오프와 회계공시로 노동조합을 공격하고, 원청교섭과 손해배상 폭탄을 막자는 노조법 개정을 거부해 노동현장을 파괴해온 정권이 뻔뻔하게 노동개혁을 이야기한다"며 "박근혜 국정농단보다 더욱 파렴치한 국정파괴 정권을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을 윤석열정권 퇴진 광장에서부터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곳곳에선 집회 참가자와 경찰 간 크고 작은 충돌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총 10명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참가자 14명은 부상을 입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공무를 집행하는 경찰관들과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며 "서울 일선 경찰서에 분산돼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노총 집회 인근 시청역 일대에선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 등 보수 진영의 맞불집회도 열렸다. 시청역 2번 출구 앞에 모인 대국본 회원 등 100여명은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를 한 손에 겹쳐 들고 '문재인 조국 구속하라', '이재명 감옥가자' 등 구호를 외쳤다. '민노총 해체하라' 문구가 걸린 흰 플래카드도 펼쳐져 있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9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윤석열 정권 반노동정책 심판 11.9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김명주 인턴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9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윤석열 정권 반노동정책 심판 11.9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김명주 인턴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윤석열 정권 반노동정책 심판 11·9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쳤다.

집회 측 추산 3만명은 집회 시작 30분 전부터 여의대로에 모였다. 이들은 '단결투쟁'이라고 쓰인 빨간 머리띠를 두르고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문구가 적힌 종이를 붙인 파란 한국노총 조끼를 입고 앉았다. '김건희 특검'이 적힌 피켓도 들었다.

여의대로 왕복 8차선 도로 양쪽 끝 줄지은 가로수 사이에도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진정한 민생법안 노조법 2·3조 개정하라'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 2년 반동안 한국 사회는 명확한 퇴행과 심각한 분열의 시간을 보냈다. 윤석열 정권은 국민을 편가르기하고 갈등을 유발하는 자기분열적 통치행위를 했다"며 "정권이 눈과 귀를 닫고 있는 동안 노동자와 서민의 삶은 고물가와 임금저하에 허덕이며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위기, 인구절벽, 지역소멸, 산업전환의 심각한 위기 앞에서 한국 사회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지만 윤석열 정권은 해법도 없고 능력도 없다"며 "이제 현장과 국민의 분노는 임계치를 넘었고, 정권 심판이든, 탄핵이든, 하야든 한국노총은 현장의 민심이 가리키는 데로 투쟁과 저항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노조법 2·3조 재개정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노동시간 단축 △임금체불 근절 △최저임금 차별 폐기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65세 법정 정년연장 △국민연금 개악 저지 △의료돌봄 공공성 강화 △노사자율 타임오프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 및 공공성 강화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촉구했다.

경찰은 이날 교통혼잡에 따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회 장소 주변 도로를 가변차로로 운영하고 일부는 차량 소통을 통제했다. 교통경찰 220여명도 곳곳에 배치해 차량 우회 등 교통 소통을 관리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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