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형사5부(조재철 부장검사)는 6일 사기,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한국인 조직원 A(25), B(24), C(38), D(36) 씨 등 14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영봉 기자 |
[더팩트ㅣ김시형 기자] 검찰이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주식 리딩방에서 활동하며 투자금 29억여원을 가로챈 일당 14명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조재철 부장검사)는 6일 사기,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한국인 조직원 A(25) 씨와 B(24) 씨 등 14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중 12명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중국인 총책이 운영하는 이른바 '주식 리딩방 사기' 범죄단체에 가입한 후 '영업팀장', '영업팀원' 등으로 활동하며 고수익을 올리게 해주겠다고 38명을 속여 투자금 총 29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국내에서 유명한 국제투자자문사 직원을 사칭해 투자 종목을 추천해주며 피해자와 신뢰관계를 형성한 뒤 '고수익 주식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며 자체 제작한 가짜 투자 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종목과 타이밍을 알려줄테니 그에 따라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을 송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가담한 조직은 포털 광고를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홍보팀', 가짜 투자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영업팀', 홍보팀과 영업팀에 대본을 작성해주는 '시나리오팀' 등으로 나뉘어 기능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그밖에 자금세탁팀, 통역팀 등도 별도로 두는 등 고도로 분업화, 전문화된 조직범죄로 확인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또한 이들은 최초 투자금을 입금받은 후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블록딜로 주식을 대량 매수할 기회가 있는데 그 시점까지 계속 매수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피해자들이 계속 투자금을 입금하도록 하고, 이후 사이트를 폐쇄하고 연락을 두절하는 이른바 '돼지도살' 수법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기승을 부리는 국제투자자문사를 사칭한 조직적 리딩방 사기의 범행 구조를 규명했다"며 "자본시장에 기생하는 조직적 사기범행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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