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커뮤니티에 수능금지곡 리스트
특정 멜로디 맴도는 '귀벌레 증후군'
안할수록 더 생각나는 '역설적 반응' 우려
1일 각종 입시 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로제와 미국 가수 브루노 마스의 듀엣곡인 'APT(아파트)'가 올해 떠오르는 수능 금지곡이라며 주의를 당부하는 글이 올라왔다. 수험생들은 2주 앞으로 다가온 수능에 조심하려는 분위기다. 사진과 기사는 무관함. /장윤석 기자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2주 앞으로 다가오자 수험생들 사이에서 새로운 노래 목록과 금지곡에 노출됐을 때 대처방안 등이 공유되고 있다. 수능 금지곡을 피하기 위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맴도는 멜로디를 지나치게 의식해 없애려 하는 것은 지양하라고 권고했다.
3일 각종 입시 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로제와 미국 가수 브루노 마스의 듀엣곡인 'APT(아파트)'가 올해 떠오르는 수능 금지곡이라며 주의를 당부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연도별 금지곡이라며 아파트와 함께 르세라핌의 '안티프레자일(ANTIFRAGILE)'과 '돌핀'뿐만 아니라 야놀자 광고 노래와 오로나민씨(C) 광고 음악 등을 조심하라고 했다.
이 밖에도 김연자의 '아모르파티'와 간미연의 '파파라치', 샤이니 링딩동'(Ring Ding Dong)', SS501의 '유알맨(U R Man)' 등이 대표적인 수능 금지곡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에는 비비의 '밤양갱', 최예나의 '네모네모' 등이 새로운 수능 금지곡 목록에 추가됐다.
수능 금지곡이란 반복되는 가사와 멜로디로 중독성이 강해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아 수험생들 사이에서 특히 경계하는 노래를 뜻한다. 이 곡들은 중독성 강한 리듬으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후렴구로 일단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아 수험생들을 방해한다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 빠른 멜로디로 귀에 쉽게 각인돼 시험 중 머릿속에서 반복 재생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아파트' 역시 중독성 강한 후렴구를 지닌 곡이다.
이처럼 특정 노래나 멜로디가 귓가에 맴도는 것을 '귀벌레 증후군(Earworm Syndrome)'이라고 부른다.
한 수험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무 생각 없이 들었는데 미치겠다. 생각을 안 하려고 의식하니 더 생각나는 거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멈출 방법이 없냐"며 "수능 전에는 머릿속에서 떠나길 바란다"고 했다.
1일 수능 금지곡에 따른 귀벌레 증후군을 두고 전문가들은 '평소대로 편안히 생활하라'고 조언했다. 올해 수는은 오는 14일이다. /이새롬 기자 |
유명 입시 카페에는 4개의 대처법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글에 따르면 "적당히 어려운 일을 하는 게 도움이 되고 문제의 노래를 찾아 끝까지 듣거나 가사를 쓰라"며 "껌을 씹는 것을 시도해 봐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리듬이 시험 집중력을 떨어트리거나 다른 생각을 하게 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면서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보다 평소대로 생활하는 것을 권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귀벌레 증후군은 귀에 벌레가 들어간 것처럼 신경이 쓰인다는 의미"라며 "반복되는 멜로디에 계속 신경이 쓰이고 집중력을 떨어트려 산만해지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복되는 리듬은 감정을 취약하게 할 수 있다. 경험이 많은 기성세대보다 수험생들이 특히 취약하다"고 했다.
이런 현상을 멈출 방법에 대해서는 "귀벌레 증후군 자체를 멈출 수는 없다. 지나치게 의식해 음악을 안 듣고 가만히 있는 건 오히려 역설적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며 "실제 그 생각을 안 하면 안 할수록 더 생각나는 것을 역설적 반응이라고 하는데, 수능 금지곡 역시 더 떠오르거나 강박 같은 게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안 하거나 참는 것보다 평소 하던 생활대로 하고 잠깐 늘 듣던 음악을 듣거나 스트레칭, 산책 같은 걸 하면 줄일 수 있다"며 "좋아하는 걸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hy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