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비 100만원·주거비 720만원…저출생 극복에 6조7천 투입(종합)
입력: 2024.10.29 12:18 / 수정: 2024.10.29 12:18

서울 출생아수, 5개월 연속 증가세
서울시, 3개 분야 87개 사업 확대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 시즌2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 시즌2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가 저출생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 신혼부부 결혼·살림비 100만원을 지원한다.

아이를 낳은 무주택 가구에 2년간 주거비 720만원을 지원하고, 육아용품을 반값에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몰을 운영한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의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 시즌 2를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2년 발표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에 청년·신혼부부·난임부부 등 예비양육자까지 범위를 확장한 정책 패키지다. 지난 2년간 283만명이 혜택을 받았고, 2700개 공간이 양육자를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4~8월 서울 출생아수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고, 혼인 건수는 23.5% 증가했다. 특히 서울의 출생아수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은 12년 만이다.

시즌 2에서는 기존 52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주거, 일·생활 균형 등 저출생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하기 위한 신규·확대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기존 2개 분야 52개 사업에서 3개 분야 87개 사업으로 확대한다. 지난 2년간 투자한 3조6000억원의 2배에 가까운 6조7000억원을 내년부터 2026년까지 투자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그동안 저출생 무제 해결을 위해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겠다는 각오로 (프로젝트를) 시행했다"며 "어렵게 살려낸 출생아 증가라는 희망의 불씨를 더 큰 불꽃으로 살려내기 위해 이제 한층 더 강화된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 시즌 2를 시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은 주거, 일·생활 균형 등 그동안 출산을 가로막았던 각종 요인들을 바꾸는 근본적인 환경 개선"이라며 "아이를 낳을 결심은 더 쉽게, 아이 키우는 부담은 더 가볍게 할 것"고 강조했다.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병실을 찾은 오세훈 시장이 강북삼성병원의 올해 태어난 첫둥이를 안고 산모 및 배우자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병실을 찾은 오세훈 시장이 강북삼성병원의 올해 태어난 첫둥이를 안고 산모 및 배우자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먼저 신혼부부·양육자를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서울형 저출생 주거대책'을 추진한다.

무주택 세대원으로 구성된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장기전세주택2 '미리내집'을 올해 1000호, 2026년부터 연 4000호씩 공급한다. 1자녀 출산가구는 거주기간을 10년에서 20년으로 연장하고, 2자녀 이상 출산가구는 주택을 시세보다 최대 20%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기회를 준다.

내년 1월부터 아이가 태어난 무주택 가구에 2년간 720만원(월 30만원)의 주거비를 지원한다. 주거비 때문에 서울을 떠나거나 아이 낳기를 포기하는 일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내년에는 1380가구, 2026년에는 4140가구로 지원을 확대한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주거비) 산출 근거는 서울에 있는 아파트 월세와 수도권 아파트 월세를 비교해 보니 30만원 정도 차이가 났다"며 "사각지대를 메꾸기 위한 정책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신청이 많으면 기준을 완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아이들과 공놀이를 하는 모습. /김해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아이들과 공놀이를 하는 모습. /김해인 기자

정부의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정책에 발맞추면서, 상대적으로 제도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시는 자체적으로 출산·양육 장려와 일·생활 균형을 위한 제도를 시행하는 중소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를 추진 중이다. 내년부터는 육아휴직자 대체인력 지원, 동료응원수당 제공, 서울형 출산휴가 급여보전 등 신규 인센티브 3종을 추가한다.

이달부터 소상공인 출산·양육 3종 세트를 본격 시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1인 자영업자 및 프리랜서 등도 본인 또는 배우자 출산 시 출산휴가를 갈 수 있도록 전국 최초로 출산·휴가급여를 지원한다.

임산부 본인에게는 90만원의 출산급여를 지원하고, 임산부 배우자를 둔 1인 자영업자 및 프리랜서 등에게는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 80만원을 지급한다.

김 실장은 "육아휴직자 80%가 대기업에 근무하고, 중소기업은 업무를 대신 할 주변 동료에 대한 부담 때문에 육아휴직을 하기가 꺼려진다는 의견이 많다"며 "1인 자영업자는 혼자 영업하다 보니 아이를 낳으면 가게를 접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집단활동실에서 아이들의 손과 발에 칭찬도장을 찍어주는 모습. /김해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집단활동실에서 아이들의 손과 발에 칭찬도장을 찍어주는 모습. /김해인 기자

결혼준비 비용 부담이 큰 신혼부부를 위해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등 결혼준비와 혼인살림 장만에 쓸 수 있도록 내년부터 최대 100만원을 지원한다. 내년 1월 1일 이후 혼인신고를 한 1년 이내 신혼부부(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가 대상이다.

필수 육아용품을 최대 반값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탄생응원몰'을 내년 3월 오픈한다. 탄생응원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쿠폰(최대 20% 할인)도 발행한다.

서울형 키즈카페를 동별 1곳씩 조성, 2026년까지 400곳을 설치한다. 교회 등 종교시설과 서울식물원·서울도서관 등 가족단위 방문이 많은 시 문화·체육시설에도 키즈카페를 설치한다. 시가 주최하는 축제·행사에 '팝업형 서울형 키즈카페'를 운영해 아이 동반 방문객들의 편의를 높인다.

영유아·초등학생 자녀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1시간 단위로 맡길 수 있는 '서울형 시간제 전문 어린이집'과 등교 전 초등학생을 돌봐주고 등교까지 시켜주는 '서울형 아침돌봄 키움센터'를 각각 전 자치구로 확대한다.

김 실장은 "저출생 대책을 처음 시작할 때는 합계출산율을 0.1만 올려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출생아수가 늘어나고 있어서 보람이 크다"며 "반등의 모멘텀을 살릴 수 있도록 사업을 더 내실있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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