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예방 컨트롤타워 신설…2030년까지 자살률 절반으로(종합)
입력: 2024.10.28 16:12 / 수정: 2024.10.28 16:15

서울시, 자살예방 종합계획 발표

서울시가 코로나19 이후 더 심각해진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제적 예방책을 가동한다. 사진은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뉴시스
서울시가 코로나19 이후 더 심각해진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제적 예방책을 가동한다. 사진은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뉴시스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가 코로나19 이후 더 심각해진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 컨트롤타워인 자살예방위원회 신설 등 선제적 예방책을 가동한다.

고위험군 대상 집중관리 방식에서 시민 일상에서 마음건강을 지속적으로 돌보는 포괄적 지원 방식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시는 28일 고립은둔 종합대책 '외로움 없는 서울'의 후속 1탄으로 이같은 내용의 자살예방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서울시민 자살율을 50% 이상 줄여 OECD 평균 수준까지 낮춘다는 목표다. 지난해 서울시민 10만명당 자살률은 23.2명으로 전국 평균 27.3명보다는 낮지만, OECD 국가 평균 10.7명에 대비 크게 높았다.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굉장히 복합적인 요인들이 자살로 이어진다"며 "시민들 입장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그러다 보니 마음건강 문제가 악화된 이후에 병원을 찾거나 기관에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신건강의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대비를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코로나19 이후 더 깊어진 시민의 외로움과 증가하고 있는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제적 예방책을 가동한다. /더팩트 DB
서울시가 코로나19 이후 더 깊어진 시민의 외로움과 증가하고 있는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제적 예방책을 가동한다. /더팩트 DB

먼저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마음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상담 인프라를 확충하고,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구조시스템을 구축한다.

24시간 자살예방상담 마음이음 상담전화 인력을 현재 12명에서 2026년 30명까지 늘린다. 이외에도 카카오톡, 챗봇, 문자 상담 등 다양한 방식을 추가해 상담 편의를 대폭 개선한다.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시민 누구나 민간 전문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올해 2만명을 시작으로 매년 대상을 확대, 2027년부터는 매년 10만명에게 상담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상담은 주 1회 8주간 제공하며, 1인당 지원금액은 회당 8만원이다.

현재 9개 자치구에서 11곳을 운영 중인 '마음상담소'를 2026년까지 전 자치구 27곳으로 확대한다. 정신건강전문요원과 임상심리전문가들이 마음건강에 대한 1차 상담을 실시하고 필요 시 민간심리기관을 연계한다.

김 국장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오프라인 시설도 만들고, 온라인 플랫폼도 열어나가서 시민들이 손을 내밀었을 때 잡아줄 수 있는 접점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서울형 자살예방 통합모델'을 구축한다. 자살 고위험군 발굴·지원을 동 단위로 추진해 더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고, 정신의료기관에서 진행한 마음건강검진 및 상담비용도 지원한다.

청년부터 어르신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자살예방사업을 진행한다. 특히 최근 급증하는 중장년·고령층 자살을 막기 위해 고위험군 신속 발굴 및 외로움을 줄일 수있는 지역민들과의 네트워크 강화 등에 집중한다.

김 국장은 "다음달 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세부적인 대책도 별도로 발표할 계획"이라며 "학교, 시, 유관기관 센터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서 정기적으로 사업을 모니터링하고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년과 노인들에게도 맞춤형 서비스 지원을 하겠다"며 "이분들의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해서 자살 예방 교육을 좀 더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외로움·고립·은둔 대응 종합계획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외로움·고립·은둔 대응 종합계획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1인가구 밀집, 알코홀릭 중년이 많은 지역 등 취약 지역을 '동행촌 생명존중 마을'(가칭)으로 지정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더 효율적으로 한다는 취지다. 동네 병원·상점·통반장 등이 자살 고위험군 발굴, 맞춤형 지원, 자살위험 수단 차단 등 생명지킴이 역할을 하며 이웃을 돌본다.

동네 병·의원과 협력해 자살 고위험군을 초기에 발굴하고 필요한 상담을 연계한다. 동네 병원에서 1차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우울증 건강설문과 자살행동 척도 진단 등을 실시한다. 이후 필요 시 지역보건소, 시 자살예방센터 등으로 연계해 심층상담을 실시한다.

가족·친구·이웃 등 주변 사람의 자살위험 신호를 빠르게 인지해 전문가에게 연계하는 '생명지킴이'를 체계적으로 양성한다. 정기적인 자살예방교육과 함께 생명지킴이 매뉴얼 개발, 활동 지침 등을 배포할 계획이다.

시는 시민의 생명을 안전하고 폭넓게 보호하기 위해 자살예방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자살예방위원회를 신설·운영한다. 자살 등 각종 통계 분석과 심리 부검 강화, 자치구별 전담조직 구성 등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김 국장은 "자살률을 낮추는 게 아주 거창한 데서 비롯되는 게 아니다.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인식의 문제, 그리고 정신건강 취약군들에 대한 안전망 부족 등이 자살자 증가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런 부분들을 강화한다면 충분히 성과가 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기 우울감과 고립감을 느끼는 시민에 대한 선행적인 지원과 마음관리로 외로움 없는 서울을 실현하고, 시민의 자살률을 지속적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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