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6주 낙태' 태아 출생 후 방치…명백한 살인"
입력: 2024.10.28 15:14 / 수정: 2024.10.28 15:14

병원장·집도의 구속영장 재신청 검토
추가 태아 화장 의뢰 의혹도 조사


2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유튜버 A 씨의 낙태 수술을 진행한 병원장 윤모 씨와 실제 수술을 집도한 전문의 심모 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남윤호 기자
2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유튜버 A 씨의 낙태 수술을 진행한 병원장 윤모 씨와 실제 수술을 집도한 전문의 심모 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36주 태아 낙태(인공임신중절)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의료진이 태아를 방치해 숨지게 했다며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낙태 수술을 집도한 의사와 병원장의 구속영장 재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유튜버 A 씨의 낙태 수술을 진행한 병원장 윤모 씨와 수술을 집도한 전문의 심모 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재신청할지 검토 중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22일 살인 혐의로 윤 씨와 심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자료가 상당 부분 수집됐고 피의자들의 주거가 일정하다"며 이들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정상적으로 출생한 태아를 의료진이 고의적으로 방치해 사망했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태아가 세상에 나왔으면 살인죄의 대상이 된다"며 "태아가 분명히 정상적으로 출생했다. 이후 방치하는 방법 등으로 살해했기 때문에 살인죄 적용이 당연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들은 (혐의를) 부인하지만 객관적, 정황적 증거와 진술을 봤을 때 살인이 맞는다"며 "명백히 태아를 살해하려는 고의가 인정됐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은 기각됐지만 기각 사유에 범죄 사실 다툼 여지 등이 명시되진 않았다"며 "기타 사유로 기각됐기 때문에 (기각) 사유를 분석해 조만간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씨와 심 씨는 유튜브에 올라와 논란이 된 36주 낙태 영상과 관련해 실제 수술을 집도하는 등 태아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유튜버 A 씨는 지난 6월27일 자신의 채널에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하고 임신 36주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영상이 논란이 되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경찰은 A 씨와 의료진 6명, 브로커 2명 등 총 9명을 입건했다. A 씨와 윤 씨, 심 씨는 살인 혐의, 수술에 참여한 마취의 등 보조 의료진 4명은 살인방조 혐의, 환자를 알선한 브로커 2명은 의료법 위반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 외에도 윤 씨 병원에서 추가로 태아 화장을 의뢰받은 적이 있다는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다른 건도 나와서 수사 중"이라며 "입건된 것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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