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문 여는 병·의원에 최대 100만원 지원
"중앙정부서 전국 단위 대안 마련해야"
서울시가 추석 연휴 문 여는 병원에 하루 최대 100만원을 사후 지원하기로 했지만 실제 참여율은 10%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가 추석 연휴 문 여는 병원에 하루 최대 100만원을 사후 지원하기로 했지만 실제 참여율은 10%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는 만큼 예산 투입보다는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추석 당일인 지난달 17일 서울 병원 479곳 중 7.9%인 38곳이 실제로 문을 열었다.
추석 전날인 지난달 16일 병원 참여율은 12.9%(62곳), 18일은 15.2%(73곳)으로 집계됐다.
시민들이 접근하기 편한 동네 의원은 참여율이 더 낮았다. 지난달 16일에는 의원 1만8402곳 중 641곳(3.5%), 17일에는 343곳(1.9%), 18일에는 856곳(4.7%)에 불과했다.
약국의 참여율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난달 16일 시내 약국 5627곳 중 1876곳(33.3%), 17일 1208곳(21.5%), 18일 2092곳(37.2%)이 시민들을 맞았다.
앞서 시는 추석 연휴 영업한 병·의원에 하루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루 4시간에 30만원, 8시간에 50만원을 지급하고, 야간(오후 10시까지) 영업 시 50만원을 추가 지급한다.
약국은 4시간에 20만원, 8시간에 30만원을 지원하고, 야간 영업 시 2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된 14일 오후 서울의 한 약국이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장윤석 기자 |
다만 지원 금액이 더 낮은 약국에서 참여율이 더 높았던 만큼 예산 투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대란이 길어지는 만큼 단기적인 예산지원보다는 더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부남 의원은 "예산지원만으로 연휴 기간 병·의원의 정상적인 운영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정부와 시가 의료대란 본질을 해결하기보다 임시방편식 대처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에서도 예산 지원만으로는 연휴에 문을 열지 않던 의료기관이 추가 참여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일부 지자체에서 예산 지원을 하기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통일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헌수 대한약사회 대외협력실장은 "동마다 약국이 10개 남짓 있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약국 2~3곳 정도가 문을 연다는 건데, 일반적으로 약국에서는 의료대란 이전에도 명절에 그 정도는 (영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한 질환은 약으로 충분히 처리되는데, 응급 환자나 중증질환 환자에 대한 의료적 케어가 안 되기 때문에 의료대란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국 단위의 대안이 있어야 한다. (일부 지자체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언제까지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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