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서비스 시작 이후 부동산·중고차 사기 급증
"중고거래 플랫폼 거래는 현황 파악조차 없어"
최근 온라인 중고거래가 활성화하는 가운데 대표적 중고거래 플랫폼 중 하나인 당근마켓에서 부동산과 중고차 사기 피해가 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당근마켓 부동산 카테고리에 올라온 매물. /당근마켓 캡처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 대학생 김모(22) 씨는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서울 자취방을 구하기 위해 당근마켓에서 매물을 살펴보던 중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다. 공인중개사를 끼지 않아 중개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었고 보증금도 싼 편이라 바로 거래를 시도했다. 김 씨는 집주인에게 연락해 월세 보증금 500만원을 입금했지만 집주인은 연락이 두절됐다. 김 씨는 경찰에 신고한 뒤에야 허위 매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표적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중 하나인 당근마켓에서 부동산과 중고차 사기 피해가 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거래량은 날로 급증하지만 정부는 중고거래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아 소비자 보호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22년 84건이던 당근마켓 중고차 거래는 지난해 4만6869건으로 약 600배 급증했다. 올해는 1~7월에만 4만4551건을 기록해 반년 만에 지난해 1년간 거래 건수에 근접했다. 당근마켓 부동산 거래도 2022년 7094건에서 지난해 2만3178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1~7월에만 이미 3만4482건을 기록했다.
당근마켓은 지난 2021년부터 부동산과 중고차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부동산 거래를 하지 않고 중고차는 부품만 거래하는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과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특히 당근마켓 부동산 거래의 경우 직거래라 중개수수료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당근마켓 부동산 카테고리에 올라온 매물들 대부분 직거래로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문구가 기재돼 있다.
중개인을 거치지 않는 만큼 빠른 거래도 장점이다. 당근마켓에는 '3일 만에 거래 완료', '5일 만에 거래 완료' 등이 적힌 부동산 매물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전세 사기 사건에 연루되면서 신뢰가 떨어진 점도 당근마켓 부동산 거래 수요층 유입 증가에 한몫했다.
문제는 당근마켓 부동산, 중고차 거래가 인기를 끌면서 사기 피해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종군 의원실에 따르면 경찰이 부동산, 중고차 관련 수사를 위해 당근마켓 측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경우는 지난해 9건에서 올해 1~7월 39건으로 늘었다.
최근 온라인 중고거래가 활성화하는 가운데 대표적 중고거래 플랫폼 중 하나인 당근마켓에서 부동산과 중고차 사기 피해가 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당근마켓 부동산 거래 카테고리에 올라온 거래 후기. /당근마켓 캡처 |
사기 위험은 커지고 있지만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중고거래 현황조차도 파악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윤종군 의원실에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중고차 거래 건수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서도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을 통해 직거래 여부에 대한 현황을 관리하고 있으나 중고거래 플랫폼에서의 거래 여부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부동산, 중고차 거래가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비판이 일자 당근마켓은 허위 매물 거래 방지를 위한 기술 고도화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중고차 서비스의 경우 '소유주 인증 기능'으로 허위 매물을 최소화하고 올라오는 모든 매물들의 차량 정보를 활용해 보험 사고 이력이나 종합 검사기록 등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기 방지를 위해 부동산 허위매물 방지를 위해 '집주인 인증 기능'을 제공해 게시글 작성자가 매물의 등기부상 소유자와 일치하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채팅창에서 '등기부', '대출' 등의 단어가 오갈 경우 해당 매물에 대한 등기부등본을 바로 열람할 수도 있다.
zz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