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쇼핑 사실상 강요…서울시, '덤핑관광' 고발 검토
입력: 2024.09.27 06:00 / 수정: 2024.09.27 06:00

저가 패키지 상품 암행 점검 결과

서울시가 관광객들의 불만족을 야기하고 서울 관광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덤핑관광 확산을 막기 위해 두팔을 걷어붙였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찾은 관광객이 거리를 걷고 있다. /박헌우 기자
서울시가 관광객들의 불만족을 야기하고 서울 관광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덤핑관광 확산을 막기 위해 두팔을 걷어붙였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찾은 관광객이 거리를 걷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가 저가 패키지 여행 상품을 암행 점검한 결과 관광보다 실적을 올리기 위한 단체쇼핑에 집중되는 등 관광객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해외에서 판매 중인 서울행 저가 패키지상품을 구매해 모든 일정의 품질점검을 실시했다고 27일 밝혔다.

덤핑관광은 여행사가 정상 가격 이하로 관광객을 유치한 뒤 쇼핑센터 방문 위주로 일정을 진행, 쇼핑 수수료 등으로 손실을 충당하는 저가·저품질 상품이다. 엔데믹 이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관광객 피해가 우려된다.

시는 관광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국·베트남의 단체여행 상품 중 저가 7개를 선별하고, 현지 외국인으로 구성된 점검요원을 투입해 암행점검을 실시했다.

2인 1조로 구성된 점검요원은 상품을 직접 구매해 출국부터 귀국까지 모든 일정을 동행했다. 가이드·숙소·음식·선택관광·쇼핑 등 여행 전반에 대한 점검표를 작성하고, 후속조치의 근거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사진·녹음·동영상 등을 기록했다.

그 결과 여행 일정의 대부분이 관광보다 단체쇼핑에 집중돼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여유롭게 즐길 수 없어 관광객들의 불만이 많았다. 전체 일정 중 쇼핑센터 방문이 4~8회에 달했으며, 건강기능식품·면세점·화장품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원산지나 제조일이 명확히 표시되지 않았다.

쇼핑 실적에 따라 관광객을 대하는 가이드들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할당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이유로 버스 이동 과정부터 물건 구매를 지속적으로 권유하는 경우도 있었다. 관광지 체류시간은 훑어보는 수준으로 매우 짧았고 날씨·동선 등의 이유로 대부분 일정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예고 없이 투어를 취소해 가이드와 언쟁이 오고 가기도 했다.

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사관에 공유해 해당 상품의 확산을 최대한 막는다는 방침이다. 법률 자문을 거쳐 필요 시 경찰 고발 등 법적 제재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지역을 다변화하고 점검 인원을 확대해 주기적으로 품질점검을 실시한다. 관광업계의 경각심을 높이고 공정 거래문화 확산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김영환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유난히 길었던 폭염이 지나가고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 찾아온 이 시기에 관광의 기본부터 살펴 서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며 "관광질서를 훼손하는 불법 관행에 엄정히 대응하고 관광의 품질을 높여 머무르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매력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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