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 경찰 조사…"불통과 겁박의 정점"
입력: 2024.09.05 11:15 / 수정: 2024.09.05 11:15

"의료 사태, 대한민국 사회 큰 오점"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들의 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 관련 참고인 조사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들의 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 관련 참고인 조사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간부들의 전공의 집단사직 교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5일 박재일 서울대학교병원 전공의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께 의협 간부들의 전공의 집단사직 교사·방조 의혹 사건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했다.

박 대표는 "정부는 의료 왜곡이라는 본질에는 무지한 채 그릇된 의료 정책만을 강행하고 있다"며 "국민들을 기망하고 억압하는 것을 정당화해 벌어진 이번 의료 사태는 대한민국 사회의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집단사직은 개개인의 선택'이라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주장에 동의하냐는 질문에는 "조사 잘 받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28일 임현택 회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의료법 위반과 업무방해 교사 및 방조 혐의로 고발했다. 복지부는 이들이 전공의 집단사직을 교사·방조했다고 봤다.

경찰은 이들을 입건하고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박단 비대위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의 전공의 참고인 조사에 의대 교수들은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전공의도 국민의 한 사람이며 직업 선택은 그 자체로 인정돼야 한다"며 "현재 수사는 선택의 권리와 자유를 위축시킬 의도가 다분하고 이는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태가 지속된다면 그간 열악한 현실에서 우리나라 의료를 떠받쳐 온 젊은 의사들이 필수의료 현장으로 돌아오기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교수들은 향후 수사기관의 조치를 주시하고 전공의들에 대한 부당한 탄압이 지속될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빅5'(가톨릭·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 의대 비상시국대응위원회도 공동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학생들에게 대화하자고 기만하며 복귀를 종용하지 말라"면서 "경찰 출석 요구를 통해 불통과 겁박의 정점을 찍은 정부는 그런 말을 내뱉을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대한민국 의료를 최전선에서 지탱해 온 사람들이 앞장서서 의료개혁의 실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점을 외면 말라"면서 "의료현장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엇나간 방책으로는 뒤로가는 개혁만이 가능하다. 더는 의료개악을 개혁이라는 허명으로 포장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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