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지방의대생까지 '의대 도전'…고3·재수생 '전전긍긍'
입력: 2024.09.04 20:05 / 수정: 2024.09.04 20:05

수능 전 마지막 9월 모평에 N수생 몰려
직장인에 의대생까지 반수…경쟁 치열해져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71일 남은 4일 마지막 모의평가가 전국에서 실시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날 모의평가에 지원한 수험생은 총 48만8292명으로 지난해 대비 1만2467명 증가했다. /이새롬 기자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71일 남은 4일 마지막 모의평가가 전국에서 실시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날 모의평가에 지원한 수험생은 총 48만8292명으로 지난해 대비 1만2467명 증가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의대 증원에 30대 직장인도 입시에 뛰어들고 있는데, 등급 컷이 높아질까 걱정돼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71일 남은 4일 마지막 모의평가가 전국에서 실시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날 모의평가에 지원한 수험생은 총 48만8292명으로 지난해 대비 1만2467명 증가했다. 재학생은 38만1733명(78.2%), 졸업생 등은 10만6559명(21.8%)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따라 의대에 도전하기 위한 N수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진 것이다.

지방 의대를 다니고 있다는 A 씨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얘기 때문에 불안해져서 반수를 고민 중"이라며 "수능 공부하던 경험이 있는데 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의평원은 의대 증원이 의학교육 수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 모집정원 10% 이상 늘어난 의대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다른 지방 의대를 다니고 있는 B 씨는 "할 일도 없고 해서 반수를 고민하고 있다. 남은 기간 공부해서 최저 점수를 맞출 수 있을 것 같다"며 "지역인재전형도 쓰려고 한다"고 전했다. 직장인 C 씨는 "졸업한 지 10년이 넘는 직장인이지만 지방에 있는 의예과로 진학하고자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의대 증원으로 모의평가뿐만 아니라 실제 수능에서 N수생들이 다수 지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의대 지역인재전형과 같이 정부가 만든 제도에 반응하는 것"이라며 "지금 의대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도 현재 수업을 안 듣고 있기 때문에 시험을 다시 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번 N수생 지원자는 모의평가 접수자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1학년도 이후 사실상 최고치"라며 "의대 모집 정원 확대가 N수생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주면서 상위권 N수생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열린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 앞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새롬 기자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열린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 앞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새롬 기자

늘어난 정원에 기대감을 품고 의대를 준비하는 N수생들에 비해 올해 처음 입시를 치루는 고3 학생들과 두 번째 도전에 나선 재수생들은 우려가 크다. 늘어난 상위권 N수생들로 기존의 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예체능 계열을 준비하고 있다는 재수생 D 씨는 "이번 모의평가 때 국어가 좀 쉬웠는데 상위권 의대생들과 같이 N수생이 몰려 등급이 떨어질 것 같다"며 "시험이 쉬워도 지금처럼 N수생들이 몰리면 등급 맞추기가 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올해 첫 수능을 앞두고 있는 고3 E 군은 "등급컷이 높아질까봐 우려된다. N수생들이 몰리니까 원래 정시를 지망하던 학생들도 수시로 많이 빠진다"며 "의대생들도 수업을 안 하고 입시에 도전하는 건 욕심이라고 본다. 30대 직장인도 의대를 준비하고 있다는데 현역의 입장에서는 N수생이 없는 게 편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늘어난 N수생 유입을 감안해서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대표는 "상위권 N수생 유입 정도에 따라 고3 학생들의 수능 점수 변화도 상당히 클 것"이라며 "의대 모집 정원 확대에 따른 과도한 합격 기대심리로 무리한 상향지원은 위험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남 소장은 "일부 등급이 내려갈 수도 있지만 수험생이 많아지면 그만큼 등급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도 늘어난다"며 "개개인에게 약간의 여파가 있을 수 있지만 입시 상황에서는 경쟁이 조금 더 치열해질 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수능이 70여일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욕심을 내다보면 망칠 수 있다"며 "최근 시험이 변동 폭이 크기 때문에 자기가 점수 올릴 수 있는 부분을 잘 준비하고 마무리 학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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