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이겨낸 50대 환경미화원, 네명에 새 삶 주고 떠나
입력: 2024.08.19 11:28 / 수정: 2024.08.19 11:28
어린 시절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허리가 휘는 장애에도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며 가정을 꾸려온 김연화(58) 씨가 뇌사 상태에 빠지면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어린 시절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허리가 휘는 장애에도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며 가정을 꾸려온 김연화(58) 씨가 뇌사 상태에 빠지면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어린 시절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허리가 휘는 장애에도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며 가정을 꾸려온 50대 여성이 뇌사 상태에 빠지면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1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연화(58) 씨는 강원도 양양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어렸을 적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허리가 휘는 장애에도 마트 직원과 환경미화원 등 다양한 일을 했다.

김 씨는 힘든 환경 속에서도 누구에게나 주저 없이 선의를 베풀었다. 또 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늘 노력하는 헌신적이고 자상한 엄마였다고 한다. 노래 듣는 것을 좋아해 트로트 가수 안성훈의 노래를 가족들과 함께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김 씨는 지난해 11월28일 갑작스럽게 심정지로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김 씨는 쓰러지기 10개월 전에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어 가족과 함께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해둔 상태였다.

유족은 뇌사 상태라 다시 회복할 수 없다는 말에 이대로 떠나보내기보다는 김 씨가 어디선가 살아 숨 쉬길 원해 기증에 동의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8일 고려대학교안산병원에서 심장,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김 씨의 딸 박지희 씨는 "딸 하나만 보고 살았던 우리 엄마. 이제는 엄마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 하늘에서도, 다시 태어난다면 그곳에서도 엄마만의 삶을 살아. 많이 사랑해. 보고 싶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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