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희 서울시의원 관련 조례 발의
서울시민 86% "익충도 피해 끼치면 해충"
올 여름 서울시에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개체수가 급증하며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가운데, 서울시의회에서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를 추진한다. /김해인 기자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준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방제를 위한 조례가 발의됐다. 지금까지 러브버그는 해충으로 규정되지 않아 방제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13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윤영희 의원(국민의힘·비례)은 최근 '서울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발의했다. 같은 당 소속 의원 9명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해충은 아니지만 대량 발생으로 시민 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곤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방제작업을 지원할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친환경적 방제를 권고해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러브버그는 자연이나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익충으로 분류되지만, 시민 대부분은 '해충'으로 인식하는 실정이다. 서울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6%가 '익충으로 알려졌지만, 대량 발생으로 (시민에게) 피해를 끼치면 해충'이라고 답했다. 또 시의 유행성 도시해충 방제 노력 정도는 64%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민원은 지난해 5600건에서 올해 8121건으로 약 45% 증가했다. 하지만 현행 법률과 조례에 관련 규정이 없어 민원 폭증에도 적극 방제가 어려웠다. 시가 올 6월 방제 지원사업 대상에 러브버그 등을 포함하고 전 자치구에 방제 예산을 1000만원씩 교부했지만, 방제예산 집행 기준이 따로 마련되지 않아 방역에 한계가 있었다.
올 여름 서울시에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개체수가 급증하며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가운데, 서울시의회에서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를 추진한다. /독자 제공 |
윤 의원은 "지구온난화로 러브버그, 팅커벨(동양하루살이) 등 대발생 곤충이 생겨 시민 불편이 크지만 방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시민의 일상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담아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조례안은 감염성 병원체를 매개하지는 않지만, 주거·상업지역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지역에 대량으로 출현해 시민들에게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피해 또는 불편을 주는 곤충을 '대발생 곤충'이라고 정의했다. 서울시장이 대발생 곤충의 적절한 관리 및 방제 지원을 위해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매년 원인과 확산 경로, 감염병 매개 가능성과 위해성 조사, 곤충의 생애주기와 환경을 고려한 관리체계 방안, 시민 교육과 정보제공 등을 포함한 지원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특히 생태계 교란 및 인체에 미칠 악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친환경적 수단을 우선 고려하도록 했다.
대발생 곤충의 친환경적 방제, 시설물 설치, 방제 용품 등을 지원하는 개인 또는 법인·단체 등에 예산의 범위에서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윤 의원은 "이달 말 시작하는 시의회 본회의에서 조례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조례가 통과되면 러브버그, 팅커벨을 대상으로 방제예산을 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h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