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구 TBS 대표이사 대행 기자회견
"잔고에 10억 남아…9월부터 폐업수순"
이성구 TBS 대표이사 대행이 8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TBS 경영위기 대응방안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해인 기자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올 6월부터 서울시 지원이 끊긴 TBS가 서울시의회에 20억원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성구 TBS 대표이사 대행은 8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TBS 경영위기 대응방안 기자설명회를 열고 "개국 34년 만의 폐국 위기에 250명 가까운 직원과 가족까지 고통받을 위기에 놓여있다"며 "많은 잘못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시민과 소비자를 위한 미디어로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 대행은 "20억원으로 (TBS가) 연말까지 유지될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규모로 요청한 것"이라며 "계산해보면 연말까지 50억원 이상 필요한데, 최대한 비용절감을 통해 버텨보겠다는 간곡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거대방송처럼 출발한 면이 있다. 10개층 이상을 쓰고 있고 임대료만 3억이 넘는다"며 "20년 이상 공익방송으로 운영하다 보니 수익창출에 익숙하지 않은 면이 있다"고 호소했다.
또 "과거 정치적 편향성을 일으킨 분들이 회사를 나가서 국회의원이 되거나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남은 직원들이 그 멍에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은 정말 부조리하다"며 "(편향성과) 관련이 없는 TBS 직원들에게 고통을 주는 일을 빨리 멈추고 긴급한 지원을 추진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행은 TBS 수익을 다각화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달부터 방송 편성을 개편해 소비자 관련 경제·금융 정보를 확대하는 등의 자구안을 발표했다. 또 보도본부 시민기자실을 신설해 유튜브 채널에 시민 참여형 영상을 올리는 플랫폼 제작을 추진 중이다.
인력 운영을 최소화하고 예산을 절감하는 등 긴축 경영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조기 희망퇴직 등으로 360명이었던 직원수를 250명까지 감축했다. 올 6월부터는 무급 휴가제와 급여 이연을 통해 인건비를 25% 줄이고, 업무추진비를 없앴다.
올 6월부터 서울시 지원이 끊긴 TBS가 서울시의회에 20억원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TBS 사옥. /TBS |
하지만 그동안 고착화된 고비용 사업구조, 수익창출 역량 부족 등 구조적 문제로 투자유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강양구 TBS 경영전략본부장은 "현재 잔고에 10억 정도 남아있다. 이달 말 월급을 주고 나면 더이상의 인건비가 없다"며 "이달 안에 서울시 추가지원이든 외부투자가 기적적으로 성사되지 않는다면 9월부터는 방송하기 어렵고 사실상 폐업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행은 전날 서울시의회에 20억원을 긴급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다만 시의회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강 본부장은 "민간투자 가능성을 두드려보고 있고 서울시와 제2, 제3의 가능성이 있는지 계속 검토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시의회 협조를 받기 위해 경영진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성과가 많이 안나오고 있고 특히 시의회가 TBS에 부정적"이라고 부연했다.
노사 갈등도 극심해지고 있다. 이날 TBS 노동조합 관계자는 현장에서 "이 대행이 직원들에게 '내가 형사책임을 지지 않으려면 직원들을 모두 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대행은 "왜곡된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TBS는 연간 예산의 70% 가량을 시 출연금에 의존했지만, 올 6월부터 지원이 끊겨 폐업 위기다. 서울시의회는 2022년 국민의힘 주도로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조례 시행일은 올 1월이었는데 지난해 연말 시가 의회를 설득한 끝에 시행일을 6월 1일로 미루는 개정안이 가결됐다.
오 시장은 4월 26일 시의회에 TBS 예산 지원 중단일을 9월 1일로 3개월 연장하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 5월3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상정되지 않았고, 예정대로 6월1일부터 시의 TBS 지원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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