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에 따르면 배달노동자 10명 중 9명은 폭염시기에 온열질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과 기사는 무관함 /더팩트 DB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배달노동자 10명 중 9명은 폭염으로 근무 중 두통, 어지러움 등 온열질환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유니온)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조합원과 배달노동자 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1.5%가 폭염시기에도 근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폭염 근무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등의 증상을 느낀 경우가 있냐는 질문에는 96.3%가 있다고 했다. 40% 가까운 응답자는 증상의 강도를 심함(24.4%), 매우 심함(15.4%)이라고 답했다.
온열질환 증상을 느꼈을 때 어떻게 대처하냐는 질문에는 '즉시 근무를 멈춘다'는 응답이 7.7%에 그친 반면 '잠시 휴식하고 다시 근무한다'는 응답은 76.9%에 달했다. 쉬지 않고 계속 근무한다는 답은 15.4%로 집계됐다. 병원 진료를 받아 본 적 있는 라이더는 10.3%에 그쳤다.
쉼터가 근무 지역 내 설치돼 있다면 이용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84.4%가 있다고 했으나 주관식 답변을 통해 "근무지 내에 쉼터가 없어 이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게 유니온 측 설명이다.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노동청 앞에서 '배달라이더 사회적 안전대책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제공 |
유니온 측은 "라이더는 평상시 운임이 낮다가 폭염에 운임이 인상되기 때문에 몸이 좋지 않아도 이를 견디며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햇빛, 아스팔트복사열, 차량 열기에 보호장구까지 착용해야 해서 폭염에 상당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더 96%가 온열질환을 겪으며 일하고 있지만 플랫폼 업체는 생수쿠폰 발송과 같은 이벤트를 진행할 뿐이고 노동부 역시 별다른 대책이 없다"며 "폭염을 견디는 라이더들의 사회 안전망 강화를 위해 노동부는 기후실업급여를, 플랫폼 업체는 간이쉼터를 설치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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