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야 할 책무를 다하겠다" 거부권 건의 시사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 야당 단독 의결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회를 통과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에 대해 "노동조합의 파업범위는 확대하고 불법행위는 면책해 산업현장의 갈등과 불법파업을 조장하는 법안"이라고 5일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강행 처리된 개정안은 헌법과 민법의 기본원칙에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넓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노조와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개정안은 지난해 야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 후 국회 재표결을 거쳐 폐기됐다. 이어 제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돼 이날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이 법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혀 온 이 장관은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영업자 등 근로자가 아닌 사람도 노조에 가입해 법의 특별한 보호를 받게 되고 노동조합의 본질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원청 사용자 등은 누구와 무엇을 어떻게 교섭해야 하는지가 불분명해지고, 산업현장은 무분별한 교섭요구로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이라는 이유만으로 불법행위를 해도 사실상 면책받는 특권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국민의 어려움과 노사관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예견됨에도 이를 외면하는 개정안에 대해 정부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다수의 근로자와 노동약자를 위한 방안을 노사정과 여야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산업현장과 노사관계 당사자,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하여 정부가 해야 할 책무를 다하겠다"며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 방침을 시사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 야당 단독 의결과 관련한 브리핑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
pep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