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4월 교정시설에서 수용자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법부무장관과 해당 구치소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5일 밝혔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구치소에서 만성질환을 앓으며 장기간 금치 생활을 한 수용자가 사망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건강권 침해로 판단하고, 법무부장관에게 건강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5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4월14일 정신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던 수용자 A(68) 씨가 구치소에서 사망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구치소 측이 충분한 진료와 응급상황 대비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망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천주교인권위는 A 씨가 입소 이후 소란행위 등을 이유로 과도하게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진정실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구치소 측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구치소 측은 "지난해 2월 A 씨가 소란을 피워 보호장비를 착용케 했으나 사망일까지 보호장비 사용 사실이 없으므로 과도한 보호장비 착용에 따른 사망이라 볼 수 없다"면서 "사망 전날 저녁 배식 이후 피해자에게 컨디션을 물었을 때 괜찮다고 했고 사고 당일 새벽 2시와 5시 순찰 시에도 벽에 기대앉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전 6시27분께 엎드려 누워 있는 것을 발견 후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6시33분께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응급실로 이동해 응급조치 상에도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 씨는 사망 전까지 대부분 시간을 징벌방에서 분리 수용돼 금지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치는 수용자의 공동행사 참가·신문 열람·TV 시청·자비 구매물품 사용 등을 제한하고 시설 내·외 교류를 금지하는 징벌이다.

인권위는 "구치소는 장기간 금치가 A 씨의 건강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검토나 고려 없이 규율 위반에 관행적으로 금치 징벌을 부과해 A 씨의 건강권 등을 침해했다"며 "노인 수용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조사수용, 금치, 보호장비 사용 등이 이뤄지도록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에 법무부 장관에게 노인, 정신질환, 만성질환 등 건강취약계층 수용자를 사망 또는 건강 악화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한 제반 제도를 개선하고 소속 교정시설에 전파할 것을 권고했다.

해당 구치소장에게는 수용자 사망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정신질환 수용자 징벌 시 전문가 등의 의견을 참조해 징벌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진정실 수용자의 건강 상태 확인을 철저히 할 것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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