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공연·티몬 환불 인파…이태원 참사 벌써 잊었나
입력: 2024.08.03 00:00 / 수정: 2024.08.03 00:00

관객 몰려 공연 강제 해산…티몬 환불고객 부상자
2호선 성수역 출퇴근 인파 몰려 안전사고 우려도


7월 12일 서울 성동구 성수역 3번 출구 앞이 퇴근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7월 12일 서울 성동구 성수역 3번 출구 앞이 퇴근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서울 곳곳에서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 각 자치구가 내놓은 대책에도 안전관리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성동구는 최근 인파가 몰려 강제해산된 '보일러룸 서울 2024' 주최사의 재해대처계획 신고서 등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이 공연은 지난달 27일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4시까지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유명 한국인 DJ 페기 구가 출연해 화제를 모으면서 자정 넘어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렸다'는 신고가 접수돼 안전상 이유로 중단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관객 5명이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해 현장에서 안전조치를 받은 뒤 귀가했다. 관객들은 주최 측이 공연장 수용 인원을 훨씬 넘겨 티켓을 팔았다고 지적한다. 이 장소의 수용인원은 2000명이지만 소방당국은 당시 관객을 4500명으로 추산한다.

공연법상 공연장 외 시설이나 장소에서 관람객 1000명 이상이 예상되는 공연을 하면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예상 인원, 안전관리인력 배치계획 등을 포함한 재해대처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다만 별도 심의·허가가 필요 없는 신고제로 운영돼 지자체가 수용 인원을 강제로 제한할 수는 없다.

서울시는 행정2부시장 주재로 현안점검 회의를 열고 실내공간 인파 안전을 점검했다. 향후 119소방재난본부에 실내·외 인파 밀집 관련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경찰 합동으로 현장에 출동한다는 계획이다.

성동구는 공연 주최 측이 신고한 안전 계획 이행 여부를 점검 중이다. 현재 법적 공백 상태인 입석 기준과 인파관리기준 등 안전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 개선을 정부에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SNS를 통해 "보일러룸 주최사가 공연법 등 관련 규정을 위반했는지, 사전에 접수한 신고서와 실제 행사에서 수행된 내용이 다른지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행정처분 및 고발 등 후속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티몬·위메프에서 정산 지연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7월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 임직원 측의 공지문이 게시되자 현장 환불을 기다리던 피해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전자상거래 업체 티몬·위메프에서 정산 지연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7월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 임직원 측의 공지문이 게시되자 현장 환불을 기다리던 피해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이같은 현상은 성동구 뿐만 아니다. 행정안전부가 10.29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축제·행사 인파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지난달 17일 다중운집 인파사고가 사회재난 유형으로 명시되는 재난안전법 개정안도 시행됐다. 하지만 예방보다는 관계기관의 신속 대응 및 사후 관리에 초점을 맞춰 도심 인파 밀집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 매뉴얼은 사실상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6일 강남구 신사동 티몬 본사에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환불 고객 수천명이 한꺼번에 몰려들며 부상자가 속출했다. 50대 여성이 바닥에 넘어져 머리에 충격을 받았고, 40대 여성의 손목이 골절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5명은 어지럼증을 호소해 현장에서 구급 조치를 받았다.

최근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는 출퇴근 시간 역으로 들어가려는 인파가 몰리며 횡단보도 위까지 줄이 이어졌다. 유동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역사 출입구는 개통 당시 조성된 4개에 그쳐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시 지하철 호선별·역별 승하차 인원 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오후 6시 기준 성수역을 이용한 승객은 24만여명으로, 9년 전 같은달 15만7000명보다 급증했다. 성동구는 2021년부터 서울교통공사에 출구 신설을 꾸준히 요청했지만, 타당성 용역 결과 사업성이 부족해 불발됐다.

이에 공사는 에스컬레이터만 있던 성수역 출입구에 계단을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성동구는 올해 시 추경 예산 1억원을 확보해 연말까지 타당성 조사를 다시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2번 출구와 3번 출구 후면에 각각 계단을 신설하려고 한다. 현재 타당성조사를 준비 중"이라며 "어떻게 보면 출입구가 두개 더 생기는 것이다. 최대한 빨리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찰청은 3번 출구 앞 횡단보도를 남쪽으로 약 10m 이전하고를 이전하고 신호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성동구는 보행자 방호 울타리를 설치하고 보행자 방호 울타리를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추가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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