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도 억울한데 생업도 지장…"2차 가해도 제재 없어"
입력: 2024.07.24 17:48 / 수정: 2024.07.24 17:48

푸른나무재단 조사, 피해 학생 64% 고통 호소
부모 70% "경제적 부담"…"보호자 지원체계 절실"


학교폭력 예방·피해지원 단체인 푸른나무재단은 24일 서울 서초구 재단 본부에서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소현 기자
학교폭력 예방·피해지원 단체인 푸른나무재단은 24일 서울 서초구 재단 본부에서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소현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학교폭력 피해 학생 부모 10명 중 7명은 생업에 지장을 줄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학생 뿐만 아니라 보호자 지원체계도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폭력 예방·피해지원 단체인 푸른나무재단은 24일 서울 서초구 재단 본부에서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재단이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6주간 전국 학부모 388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109명이 '지난 1년 동안 자녀가 학교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학교폭력은 피해 학생뿐만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악영향을 미쳤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 부모 98.2%는 자녀의 학교폭력 피해로 우울과 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90.2%는 수면 문제도 경험했다.

특히 피해 학생 부모 75.2%는 '경제적인 부담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본인 또는 배우자의 생업에 지장을 줬다는 응답도 73.4%였다. 재단 관계자는 "학교폭력 피해 경험 이후 자녀 돌봄과 사안 처리 등으로 가정의 경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의 고통은 날로 커지고 있다. 재단이 지난해 11월21일부터 올해 1월19일까지 전국 초중고교생 8590명과 교사·보호자·학교전담경찰관·학교폭력현장전문가·변호사 31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64.1%는 학교폭력 때문에 고통스러웠다고 답했다. 이는 2021년 53.6%, 2022년 49.9%에 비해 급증한 것이다. /더팩트DB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의 고통은 날로 커지고 있다. 재단이 지난해 11월21일부터 올해 1월19일까지 전국 초중고교생 8590명과 교사·보호자·학교전담경찰관·학교폭력현장전문가·변호사 31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64.1%는 학교폭력 때문에 고통스러웠다고 답했다. 이는 2021년 53.6%, 2022년 49.9%에 비해 급증한 것이다. /더팩트DB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교폭력 피해 학생 부모 김은정(가명) 씨는 2차 가해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겪어야 했던 고충을 털어놨다. 김 씨는 "가해학생이 아이의 사진을 도촬(몰래 촬영)해 SNS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하고 저희 아이인 것처럼 활동했다"며 "아이를 성소수자로 인식하게 만들고 불특정 다수의 여학생에게 성적인 질문을 보내는 등 사칭 SNS 계정으로 아무리 모욕적인 언행을 일삼아도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혼자서 자녀를 키우던 김 씨는 결국 자녀의 회복을 돕기 위해 생업까지 중단해야 했다. 그는 "소송까지 가려고 했으나 경제적인 부담이 있었다"며 "심신이 불안정한 아이의 회복을 돕고자 생업을 중단했었는데, 학교폭력은 가정의 일상도 무너뜨리기 때문에 가족의 고통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빨리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단 관계자는 "보호자들은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로 정서적, 경제적, 법률적 지원이 필요하나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피해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특히 저소득, 다문화, 장애가정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서 심각한 요인으로 작용해 2차 피해를 양산한다. 부모 지원 체제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의 고통은 날로 커지고 있다. 재단이 지난해 11월21일부터 올해 1월19일까지 전국 초중고교생 8590명과 교사·보호자·학교전담경찰관·학교폭력현장전문가·변호사 31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64.1%는 학교폭력 때문에 고통스러웠다고 답했다. 이는 2021년 53.6%, 2022년 49.9%에 비해 급증한 것이다.

학교폭력 피해에 따 자살·자해 충동 경험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자살·자해 충동 경험률은 2021년 26.8%, 2022년 38.8%에서 지난해에는 39.9%를 기록했다. 초등학생의 자살·자해 충동 경험률은 지난해 대비 무려 38.4% 늘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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