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구속한 검찰, '블록체인·엔터·모빌리티' 카카오 정조준
입력: 2024.07.23 16:01 / 수정: 2024.07.23 16:01

카카오 전방위 압박 가속
나머지 수사도 급물살 전망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김시형 기자] 검찰이 23일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카카오를 향한 전방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 구속기간 내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낸 뒤 블록체인, 엔터테인먼트, 모빌리티 관련 의혹도 정면으로 겨냥할 전망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8월부터 카카오 관련 수사를 본격화했다. 김 위원장과 카카오는 지난해 2월 SM 경영권 확보 분쟁 과정에서 인수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원을 들여 SM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하이브는 당시 주당 12만원에 SM 주식을 공개 매수하려 했지만 주가가 12만원 이상으로 올라 실패했다. 이에 하이브는 같은달 28일 "SM 주식 25% 공개매수 당시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금감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수사에 착수했고,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을 포함한 카카오 임직원 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카카오 법인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인 12만원보다 가격을 높게 설정할 목적으로 총 553회에 걸쳐 고가 매수 등 시세조종에 나선 것으로 검찰은 의심한다.

카카오의 SM 주식 시세조종 의혹을 들여다보던 검찰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고가 인수한 정황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권찬혁 부장검사)는 카카오엔터가 지난 2020년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 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바람픽쳐스는 이 부문장의 배우자인 배우 윤정희 씨가 대주주인 회사다. 김 대표와 이 부문장은 매출을 내지 못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바람픽쳐스를 200억원에 사들이고 이후 200억원을 들여 증자해 카카오엔터에 4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이 부문장이 윤 씨에게 이익을 몰아주려 김 대표와 공모해 인수대금을 부풀리고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검찰은 의심한다.

김 대표와 이 부문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입건한 검찰은 지난 1월 이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카카오가 올해 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김범수 창업자와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 등 고위 경영진이 시세조종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으며 위기에 놓였다. /더팩트DB
카카오가 올해 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김범수 창업자와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 등 고위 경영진이 '시세조종'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으며 위기에 놓였다. /더팩트DB

카카오모빌리티가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가맹 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 승객 호출을 선점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이른바 '콜 몰아주기' 사건도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콜 몰아주기와 관련해 271억원 상당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았다. 이후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12월 공정위에 카카오모빌리티를 고발하도록 요청했다. 검찰은 지난 1월 사건을 배당받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김 위원장과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이 횡령·배임 등 혐의로 고발된 사건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는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 부장검사)이 수사 중이다. 앞서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은 지난해 9월 "김 위원장 등이 자회사를 통해 가상화폐를 발행,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수천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챙겼다"며 고발했다.

일각에선 창업자이자 총수인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검찰의 카카오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 관련 사건들이 연달아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만큼 김 위원장의 추가 혐의가 포착되면 구속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과 도망 염려가 있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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