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최순호 부장검사)는 전날 쯔양을 협박하거나 이에 공모한 의혹을 받는 유튜버들에 대한 공갈 혐의 고발 사건을 배당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더팩트DB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데이트폭력 피해를 고백한 유튜버 '쯔양'이 협박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른바 '사이버렉카'를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악의적인 영상을 만들어 돈을 버는 사이버렉카의 행위를 수익형 범죄로 의율해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최순호 부장검사)는 전날 쯔양을 협박하거나 이에 공모한 의혹을 받는 유튜버들에 대한 공갈 혐의 고발 사건을 배당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10일 쯔양이 유튜버 '구제역'과 '전국진', '카라큘라' 등 3명에게 협박을 당해 금전을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쯔양도 영상을 올려 전 남자친구 A 씨가 자신에 대한 얘기를 유튜버들에게 퍼뜨렸고 이로 인해 협박을 당했으며 2억원이 넘는 돈을 갈취당했다고 고백했다.

쯔양은 A 씨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했으며 A 씨가 불법촬영물을 빌미로 협박했다고 털어놨다. A 씨 강요에 못 이겨 유흥업소 접객원으로 일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네티즌들은 쯔양을 협박한 유튜버들을 사이버렉카로 정의하고 이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사이버렉카는 사이버(Cyber)와 견인차를 뜻하는 렉카(Wrecker)의 합성어다. 유명인 관련 이슈가 생기면 견인차처럼 재빨리 달려와 자극적인 영상을 만들어 수익을 내는 유튜버를 말한다.

사이버렉카는 과거에도 유명인 관련 허위사실을 게재하거나 사생활을 폭로해 문제가 됐다. 인천지검 형사1부(이곤호 부장검사)는 지난 5월 유튜버 B 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B 씨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를 운영하며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 등 유명인 7명을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영상을 여러 차례 올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B 씨는 2년 간 2억5000만원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지검 형사1부(이곤호 부장검사)는 지난 5월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 등 유명인 7명을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영상을 여러 차례 올린 유튜버 B 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남용희 기자

문제는 B 씨처럼 사이버렉카에게는 통상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가 적용돼 비교적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다는 점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명예훼손으로 실형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유튜버들이 '벌금 내면 그만'이라고 얘기하는 이유"라며 "유튜버들 입장에서는 영상을 제작해 수익을 내는 게 훨씬 더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이번 쯔양 사건의 경우 사이버렉카들이 허위 영상을 제작하고 사생활을 폭로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를 빌미로 협박해 금전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더 나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 변호사는 "사이버렉카들이 피해자의 직업적 특성을 알고 확실하게 악용했다"며 "대중의 이미지를 먹고 사는 사람으로서는 위협 정도가 크게 다가왔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지상 법무법인 존재 변호사도 "죄질이 좋지 않다"며 "재판에서 공갈 혐의 형량을 결정할 때는 피해자가 느끼는 공포의 정도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공갈로 갈취한 금액도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사이버렉카에 단순히 명예훼손이나 모욕 혐의를 적용할 게 아니라 수익형 범죄로 의율해 처벌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익형 범죄로 규정되면 사이버렉카들이 얻은 수익은 모두 몰수·추징될 가능성이 높다.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명예훼손은 수익이 카운팅 되는 게 아니다"라며 "수익형 범죄로 규명하는 것은 유튜브 영상으로 창출한 이익을 범죄 수익으로 보고 이를 추징하고 몰수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 변호사도 "유튜버들에게 직접적, 경제적 타격을 주지 않으면 이들의 범죄는 끊이지 않을 것 같다"며 "수익이 남지 않도록 일정 기간에 얻은 수익 자체를 박탈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