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태극기 아니어도 된다"…국가상징물 원점재검토(종합)
입력: 2024.07.11 15:02 / 수정: 2024.07.11 15:02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국민 의견 듣겠다"
홈페이지 등에 의견수렴 창구…실시간 공개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국가상징공간 조성 관련 기자설명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국가상징공간 조성 관련 기자설명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향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광화문광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1일 오전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전국민에게 아이디어를 받는 절차를 지금부터 진행하겠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국민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 그렇게 시민 의견을 적극 들어서 설계공모를 추진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어 "뭐든 활용해도 좋다. 꼭 태극기를 소재로 쓰지 않아도 된다"며 "국기와 국화, 국가, 국새, 국장 등 5가지 국가상징물 중 무엇을 활용해도 좋다. 그게 국기라면 100m를 고집하지 않아도 되고 30m나 70m도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시는 지난달 25일 광화문광장에 높이 100m의 대형 태극기 게양대와 함께 조형물 '꺼지지 않는 불꽃'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역사적·문화적·시대적 가치를 갖춘 광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대에 맞지 않는 지나친 애국주의·국가주의 발상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오 시장은 "국가상징공간의 대표격인 광화문광장에 대한민국 정체성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필요하겠다는 판단을 했다"며 "대한민국 탄생 이후 역사적 사건과 연계해 생각해보면 태극기를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워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태극기를 높이 세워야 하느냐는 지적과 비판이 있어서 상징조형물을 만들 생각"이라며 "이 공간에 무언가가 들어가는 게 좋겠다는 정도는 이의가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국가상징공간 조성 관련 기자설명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국가상징공간 조성 관련 기자설명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이를 위해 시 홈페이지 등에 별도의 의견수렴 창구를 만들기로 했다. 국가상징조형물의 형태, 높이, 기념할 역사적 사건과 인물 등 모든 부문에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민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접수된 의견은 실시간으로 공개, 비판·논쟁에 따른 의견수렴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시민단체·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기구를 활용, 국가상징공간과 조형물의 규모부터 디자인에 이르는 전반적 구상에 아이디어를 더해 최상의 결과물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상징공간을 만들지 않거나 광화문광장 외 다른 곳에 만들 수도 있냐는 질문에는 "그것도 의견을 듣겠다"고 답했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국가보훈부, 국토교통부 등과 관련 내용을 협의 중이며, 협력체계를 구축해 꾸준히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광화문광장을 처음 만들때도 그렇고 3년 전 전면 리모델링 했을 때도 국토부 등과 의논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연상을 못 했던 것 같다"며 "늦었지만 지난주와 엊그제까지 접촉해서 시와 적극 협조하는 것으로 의견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국가상징시설 조성은 내달부터 11월까지 설계 공모를 추진한다. 내년 4월까지 기본·실시설계하고, 같은해 12월 준공이 목표다.

오 시장은 "제가 다음 선거를 의식한다는 비판도 있는데 그런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최대한 서두르겠다"며 "선거와 멀리 떨어진 빠른 시일 안에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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