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서울' 결국 종료…'애물단지' 공공앱 골치
입력: 2024.07.05 00:00 / 수정: 2024.07.05 00:00

공공앱 50개 중 24개, 다운로드 10만회 미만
소영철 의원 "무분별한 앱 개발 지양해야" 지적


사진은 거리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서울 시민들. /더팩트 DB
사진은 거리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서울 시민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가 현재 운영 중인 공공앱의 절반은 이용이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분별하게 개발된 앱들이 '세금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소영철 서울시의원(국민의힘·마포2)이 서울시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2024년 서울시와 서울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이 운영한 앱 50개 중 16개가 폐기됐다.

다운로드 횟수가 10만회를 넘지 못한 앱은 24개에 달했다. 공공앱의 절반 가까이가 시민들에게 사실상 외면받은 셈이다.

시가 5년간 공공앱 50개의 개발과 관리·운영에 투입한 예산은 223억 8676만원이다. 공공앱이 많아지면서 연도별 관리·운영비는 2020년 12억 6389만원에서 올해 25억 6902만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결과는 부진한 앱이 상당수다.

세계 최초로 공공이 만든 가상도시라는 타이틀로 시작한 '메타버스 서울'은 지난해 1월 출시한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운영을 종료한다. 운영·개발비로 48억4145만원을 투입했지만, 앱 다운로드 횟수는 2만9154회에 그쳤다.

시민들은 인터넷 카페 등 커뮤니티를 통해 "사실 있는지도 몰랐다", "저런 걸 무슨 생각으로 만드나", "진짜 예산이 남는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시장은 1일 오전 민선 8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관련 질의에 "정책 방향을 바꾸는 건 과감할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며 "실패를 자인하고 (메타버스 서울 앱을) 접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초로 공공이 만든 가상도시라는 타이틀로 시작한 메타버스 서울은 지난해 1월 출시한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운영을 종료한다. 메타버스 서울 앱스토어 최근 리뷰. /앱스토어 캡처
세계 최초로 공공이 만든 가상도시라는 타이틀로 시작한 '메타버스 서울'은 지난해 1월 출시한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운영을 종료한다. 메타버스 서울 앱스토어 최근 리뷰. /앱스토어 캡처

휠체어·유아차 이용자 및 임산부, 고령자 등 교통약자가 걷기 쉬운 길을 알려주는 맞춤형 통합교통 서비스 앱 '서울동행맵'도 이용실적이 저조하다. 2021년 출시해 개발·운영비에 12억 3274만원이 들었지만, 앱 다운로드 횟수는 5723회 뿐이다.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앱들도 잦은 오류 등으로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하다.

일례로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지난 2010년부터 올 5월까지 누적 이용 건수 약 1억9000만건을 돌파하며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지난달 애플 앱스토어에 작성된 '서울자전거 따릉이'의 리뷰 14개 모두 별점 1점(5점 만점)으로, 시민 불편이 큰 모습이다.

이용자들은 "이 앱 하나를 위해 휴대폰 전원을 두번이나 껐다 켰는데도 30분째 안 된다. 앱 사용성이 이렇게 떨어져도 되는 건가" "잠금장치 잠그고 왔는데 자꾸 10분 남았다고 알람이 뜬다" "맨날 빌릴 때마다 5분씩 소요되는 듯. 갈수록 더 느려진다" "수익성 있는 앱이었으면 바로 도태되고 시장에서 밀려났을 것" 등 불만을 터뜨렸다.

블로그 등 SNS에서도 "편하게 사용하기 위해 설치한 앱이 각종 오류와 긴 로딩시간 등으로 불편함을 준다면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해도 좋은 평가를 받긴 어렵다" 등 혹평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소영철 의원은 "대다수 시민은 시 공공앱이 50개나 된다는 사실도 모르고 찾기도 힘들 것"이라며 "시민 이용과 평가가 저조한 공공앱을 정리하고, 향후 무분별한 앱 개발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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