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손잡이 달린 목제 쟁기
몽촌토성에서 거의 완벽한 모습의 삼국시대 목제 쟁기가 발굴됐다. 발굴 현장 모습. /서울시 |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몽촌토성에서 거의 완벽한 모습의 삼국시대 목제 쟁기가 발굴됐다.
한성백제박물관은 몽촌토성 집수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하던 중 삼국시대 목제 쟁기를 출토했다고 3일 밝혔다.
몽촌토성에서 목제 쟁기가 발견된 것은 네번째다. 쟁기가 동아시아에서 먼저 발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완벽하게 출토된 이 쟁기는 세계 최초의 사례에 가깝다. 전 세계 쟁기 발굴 사례 중에는 몽촌토성과 같은 시기로 확인된 중국의 쟁기가 있으나, 실물자료가 거의 없고 돌에 그림이나 조각을 새긴 화상석으로만 전모가 확인됐다.
쟁기가 발견된 몽촌토성 집수지는 1500~1600년 전 물탱크 역할을 했던 시설이다. 성내의 용수 확보 및 식수 보관을 목적으로 지어졌다.
이번에 출토한 쟁기는 술 부분이 지면과 평행하게 뻗은 눕쟁기로 추정된다. 쟁기와 함께 손잡이 아래에서 새끼줄도 발견됐다.
특히 정교하게 제작된 자부지가 눈에 띈다. 자부지는 쟁기의 손잡이, 술 끝의 뾰족한 부분을 이르는 말이다.
이 쟁기는 손잡이가 양쪽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양쪽 손잡이를 좌우로 조정하며 갈아낸 흙을 원하는 방향으로 넘길 수 있는 형태다.
삼국시대 쟁기는 대표적인 농기구로 개인 소유가 아닌 마을 혹은 지역단위에서 관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귀하게 여긴 목제품을 버릴 때는 태우는 대신 자연적으로 유실되도록 했기에 이곳에서 쟁기가 여러점 발견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지연 한성백제박물관장은 "이번 4호 쟁기 출토로 몽촌토성 집수지는 동아시아 최초이자 최대수량의 연속 출토 성과를 기록하게 되었다"며 "출토된 쟁기에 관한 다양한 학제간 융합연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다양한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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