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일당 검찰 송치…숭례문·세종대왕상도 노렸다
입력: 2024.05.31 16:57 / 수정: 2024.05.31 16:57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경복궁 담벼락 낙서 사건 일당들이 31일 검찰에 넘겨졌다. 범행 배후로 지목된 일명 이팀장 강모(30) 씨가 지난 28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던 도중 도주하는 모습./뉴시스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경복궁 담벼락 낙서 사건 일당들이 31일 검찰에 넘겨졌다. 범행 배후로 지목된 일명 '이팀장' 강모(30) 씨가 지난 28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던 도중 도주하는 모습./뉴시스

[더팩트ㅣ김시형 기자] 경복궁 담벼락 낙서 사건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범행 배후로 지목된 일명 '이팀장'은 숭례문과 광화문 세종대왕상에도 낙서를 사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31일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한 임모(17) 군과 김모(16) 양, 범행을 계획·지시한 강모(30) 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과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송치했다.

강 씨는 지난해 12월16일 임 군과 김 양에게 경복궁 영추문 담장 등 3곳 담장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영화공짜'라는 문구와 불법 사이트 주소 등을 적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건 발생 사흘 만에 임 군을 붙잡은 후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미성년자인 점을 고려해 기각했다. 김 양은 범죄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석방했다. 강 씨는 사건 발생 약 5개월 만인 지난 22일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불법 영상 공유사이트를 홍보해 배너 광고 단가를 높이기 위해 낙서 범행을 계획했다. 이후 텔레그램을 통해 만난 임 군에게 500만원의 대가를 약속하며 범행을 지시했다. 임 군 등은 경찰에서 "강 씨에게 5만원씩 총 10만원을 받았다"며 "낙서를 하면 수백만원을 (추가로) 준다는 말을 믿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강 씨는 같은 해 12월 또다른 미성년자 A(15) 군을 교사해 숭례문과 광화문 세종대왕상에도 낙서를 사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 군이 겁을 먹고 중도에 포기해 범행에 실패한 사실을 적발했다"며 "A 군도 문화재보호법상 예비음모 혐의로 입건했다"고 전했다.

강 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지난 28일 도주했다가 검거됐다. 강 씨는 쉬는 시간을 틈타 담배를 피우고 싶다고 요청해 수사관 두 명의 감시 하에 흡연을 하다가 갑자기 울타리를 넘어 도주했다. 당시 수갑은 차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가용인원을 총동원해 강 씨의 뒤를 쫓았고, CC(폐쇄회로)TV 분석 결과 약 1시간50분 만인 오후 3시40분께 강 씨를 검거했다. 강 씨는 인근 교회 2층 옷장에 숨어 있다가 발각됐다.

경찰은 강 씨와 함께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방조한 혐의를 받는 B(21) 씨와 C(22) 씨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번 훼손되면 원래 상태로 복원하기 어렵고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국가 문화유산 훼손 범죄에 대해 앞으로도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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