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자수" 녹취에도 김호중 비협조적…경찰, 중죄 적용 검토
입력: 2024.05.29 13:36 / 수정: 2024.05.29 13:36

경찰, 구속기한 만료 앞두고 보강수사 박차
허위 자수 종용 담겨…이르면 이번 주 송치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씨 매니저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고 직후 김 씨와 나눈 통화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에는 김 씨가 매니저에게 술 마시고 사고를 냈다, 대신 자수해 달라는 내용의 육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헌우 기자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씨 매니저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고 직후 김 씨와 나눈 통화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에는 김 씨가 매니저에게 "술 마시고 사고를 냈다", "대신 자수해 달라"는 내용의 육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경찰이 음주 뺑소니와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이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한 내용이 담긴 통화 녹취를 확보하고 보강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찰은 김 씨에게 범인도피 방조 대신 형량이 무거운 교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씨 매니저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고 직후 김 씨와 나눈 통화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에는 김 씨가 매니저에게 "술 마시고 사고를 냈다", "대신 자수해 달라"고 종용하는 내용의 육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한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 뒤 차량을 운전하던 중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김 씨 매니저는 사고 직후 경찰에 출석, 본인이 운전해 사고를 냈다고 허위 자수했다. 김 씨는 귀가하지 않고 경기 구리시의 한 호텔로 갔다가 약 17시간 뒤인 다음 날 오후 4시30분께 경찰에 출석, 자신이 직접 운전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경찰은 김 씨에게 적용한 혐의를 범인도피 방조에서 범인도피 교사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혐의가 입증되면 김 씨의 형량은 가중된다. 경찰은 김 씨에게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 미조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상, 범인도피 방조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씨 매니저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고 직후 김 씨와 나눈 통화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에는 김 씨가 매니저에게 술 마시고 사고를 냈다, 대신 자수해 달라는 내용의 육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석 기자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씨 매니저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고 직후 김 씨와 나눈 통화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에는 김 씨가 매니저에게 "술 마시고 사고를 냈다", "대신 자수해 달라"는 내용의 육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석 기자

경찰은 오는 3일 김 씨의 구속기한이 만료됨에 따라 음주에 따른 위험운전치상 혐의 입증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관련 자료를 확보했고 관련자들을 조사해 혐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은 일정 기준(혈중알코올농도)이 있다. 그러나 위험운전치상 혐의는 술을 1잔을 마셨든 100잔을 마셨든 상관없다. 음주 사실이 있고 음주와 위험운전과 인과 관계가 있는 경우에 적용한다"고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으로 확인돼야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반면 위험운전치상 혐의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되지 않아도 음주 사실과 이상 운전 징후 등 정상적인 운전이 어렵다는 점을 입증하면 최대 징역 15년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했으나 정확한 음주량 측정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음주량 측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핵심은 사고 당시 김 씨가 음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음을 밝히는 것이다. 경찰이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치는 배경에는 증거 자료를 상당 부분 확보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형환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경찰이 법정형이 더 세고 피의자에게 불리한 죄명인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적용했다는 것은 자료가 충분히 확보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사고 당시 김 씨가 비틀거린다든지, 김 씨 차량 동선이나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누가 봐도 음주를 많이 했다고 볼 만한 자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보강수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김 씨는 경찰 조사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경찰의 휴대전화 임의제출 요구를 거부하다가 아이폰 3대가 압수되자 '사생활이 담겨있다'는 이유로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

이후 수사 비협조 논란이 일자 비밀번호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아직까지 비밀번호 일부만 제공하는 등 여전히 휴대전화 잠금 해제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당일 김 씨와 만난 개그맨 정찬우와 그룹 리쌍 출신 래퍼 길(길성준)을 상대로도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으나 이들에게는 별다른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내 김 씨를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정확히 언제 송치할지는 정하지 않았으며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가능한 빨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씨 소속사는 지난 27일 "이번 사태로 많은 분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 거듭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건 관련 임직원 전원 퇴사 및 대표이사직 변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해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받는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 김 씨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해 범인도피 교사 및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소속사 본부장 전모 씨도 김 씨와 함께 구속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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