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불이익'에도…작년 서울 高 '학폭 심의' 증가
입력: 2024.05.12 10:06 / 수정: 2024.05.12 10:06

노원·강서·은평 순 많아

학교별 정보공시시스템 학교알리미 자료 분석 결과, 지난해 서울 지역 고등학교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총 693건(292개교)으로 최근 4년 새 최고치를 나타냈다. /뉴시스
학교별 정보공시시스템 '학교알리미' 자료 분석 결과, 지난해 서울 지역 고등학교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총 693건(292개교)으로 최근 4년 새 최고치를 나타냈다. /뉴시스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정부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징계 기록을 모든 대입 전형에 반영해 불이익을 주겠다고 예고했지만 서울 내 학교폭력 발생 건수는 여전히 상승세다.

12일 종로학원은 초·중·고 학교별 정보공시시스템 '학교알리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지역 고등학교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총 693건(292개교)으로 최근 4년 새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초·중·고 등 각급 학교는 현행법에 근거해 매년 1회 학교별로 학교폭력 심의 건수와 그 결과 등을 담은 전년도 공시 자료를 시도교육감에게 제출해야 한다. 교육 당국은 매년 4월 학교알리미에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종로학원 분석 결과, 서울 고교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2019년 1076건(320개교)에서 코로나19 유행 첫 해였던 2020년 412건(302개교)으로 감소한 후 매년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이어 2021년 622건(320개교)으로 전년 대비 51% 폭증 후 2022년 671건(7.9% 증가, 305개교), 2023년 693건(3.3%) 등 순이었다.

시내 25개 자치구에 따라 나눠보면, 지난해 노원구가 79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강서구(53건), 은평구(52건), 강남구(48건), 송파구(44건) 등 순으로 많았다. 강남구의 경우 2021년 18건(전체 2.9%)으로 전체 자치구 중 15번째, 2022년 33건(4.9%)으로 8번째 순서였지만 지난해는 4번째로 많았다.

고교 유형별로 살피면 가장 많은 규모를 차지하는 일반고가 전체 심의 건수의 62.3%(432건)를 차지했다.자율형 사립고(자사고)는 6.8%를 차지해 전년(6.0%) 대비 높아졌다. 반면 직업계고인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는 지난해 심의건수의 27%를 차지해 전년(36.4%)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학교폭력 사안을 가장 많이 다뤘던 고교는 13건을 심의한 양천구 일반 A고교였다. 자사고 중 가장 많았던 학교는 강남구 B고다 총 9건을 심의했다. 심의건수 상위 12위엔 일반고 6곳, 자사고 1곳이 이름을 올렸다. 특성화고는 5곳이었다. 전년도에는 특성화고 9곳, 일반고 2곳, 자사고 1곳 등 순이었다.

폭력행위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전체 심의 건수의 33.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신체폭력 29.7%, 사이버폭력 11.5%, 성폭력 9.1%, 강요 3.5% 등 순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교폭력 증가 추세에 대해 "학교폭력 처벌 사항에 대한 대학들의 강도 높은 입시 불이익 조치와 대조적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난해 4월 정부가 학교폭력 징계 기록을 2026학년도 대입부터 모든 전형에 반영하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발생 건수는 여전히 늘었다. 서울 주요 대학들은 당장 2025학년도 입시부터 불이익을 주고 있다. 최근 공개된 2026학년도 대입 시행계획에선 사실상 불합격 수준의 고강도 조치를 담았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도 경미한 징계인 1호 '서면사과'부터 불이익을 주고 있다. 정시를 기준으로 서울대는 정성평가 방식으로 반영한다. 연세대(5~50점)와 고려대(1~20점)는 감점을 한다.성균관대, 서강대는 2호 징계인 '접촉, 협박, 보복행위 금지' 이상부터는 수시와 정시 주요 전형에서 총점을 0점 처리해 사실상 불합격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학교폭력에 대해 대학입시에 불이익을 주는 정책 만으로는 학교폭력 발생이 향후에도 줄어들 것이라 단순히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법리적 교육 등 부가적인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입시 경쟁이 치열한 상위권 일반·자사고 및 지역 등에서 오히려 학교폭력 심의 건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경미한 건일지라도 심의에 들어갈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을 수험생들은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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