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숙소 77%가 미등록 객실
시 "안전점검·단속해도 현실적 어려움"
서울시에서 공유숙박 플랫폼 숙소 10곳 중 7곳이 신고 없이 불법으로 운영 중인 곳으로 나타났다. 4월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장윤석 기자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에서 공유숙박 플랫폼 숙소 10곳 중 7곳이 신고 없이 불법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들의 피해를 예방하기도, 사후 대처도 어려운 실정이다.
10일 단기임대 및 숙박 분석 통계업체 에어디앤에이(AirDNA)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를 통해 서울에서 영업 중인 공유숙소 객실은 1만6000여개에 달한다.
반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시에 등록된 관광객 도시민박업 객실은 3729개에 불과했다. 에어비앤비에서 영업 중인 객실의 약 77%는 시에 영업 신고를 하지 않고 운영되는 셈이다.
공중위생영업 중 숙박업 영업을 하려면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시설·설비를 갖추고 관할 관청에 영업 신고를 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렇게 신고 없이 운영되는 경우 관리 자체가 어려워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자들이 떠안게 된다. 예컨대 소방안전시설 미비 및 소방점검 소홀로 화재사고 발생 시 인명사고 우려가 크다. 청소·세탁 등 위생 소홀로 서비스 질이 저하될 수 있으며, 호스트가 허위정보를 게재하는 경우에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무신고 숙박영업 단속 중 외국인 투숙객을 상대로 숙박 경위를 확인하는 모습. /민생사법경찰단 |
인터넷 카페 등 SNS에는 불법 숙소 운영에 따른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거주 중인 오피스텔에 에어비앤비로 운영하는 곳이 많은 것 같은데 전혀 개선의 여지가 안 보인다'며 '소음이나 고성방가를 경찰에 신고하기엔 보복을 할까봐 무섭다'고 호소했다.
시는 자치구, 경찰, 문화체육관광부, 민생사법경찰단 등과 함께 수시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영업 중인 불법 숙박업소를 조사해 지난해 100건, 지난달 말까지 61건 적발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후죽순 늘어나는 공유숙소를 모두 단속하기는 불가능하다. 또 단속 과정에서도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워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전점검도 하고 단속도 하지만 어려움이 많다. 단속 현장에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둘러대는 경우가 많다"며 "주인이 집을 비웠다거나 친지가 다녀갔다는 식으로 대응하면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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