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없어 참담"…尹 회견 시민사회·노동·의료계 일제히 비판
입력: 2024.05.09 16:18 / 수정: 2024.05.09 16:18

채 상병·김건희 특검법 사실상 거부에 반발
"실체 규명에 협조 않겠다는 것" 한목소리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두고 9일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 의료계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TV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두고 9일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 의료계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TV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조소현·황지향·김시형·이윤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두고 9일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 의료계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이후 국정 기조가 변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반성도, 변화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이른바 '채 상병'·'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실체 규명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기대했던 국정 운영의 새로운 방향 제시나 각종 의혹에 대한 명확한 대응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국정 운영의 방향을 재고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윤 대통령이 경제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있는지, 조세정책이 추구하는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우려스럽다"며 "경제정책 기조를 전환하지 않는다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암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한 시장환경 조성, 소득재분배와 조세 형평성 제고, 재벌 및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억제 등 시급한 당면과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채 상병·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사실상 거부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군인권센터는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사실상 재의요구권 행사를 시사했다"며 "특검은 일반 수사기관의 수사가 다 끝난 뒤에 도입하는 게 아니다. 검사 출신 대통령이 범죄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시기라는 기본을 모를 리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회견은 그 자체로 특검 필요성을 입증해준 격"이라며 "국민이 궁금해하는 수사외압 의혹 등에 관한 질문에는 단 하나도 제대로 대답한 것이 없다. 진실을 요구하는 국민 앞에서 대통령은 입을 닫았다. 범죄를 자인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규탄했다.

참여연대도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봐주기 수사, 뭉개기 수사로 국민적 신뢰를 잃은 마당에 대통령실 외압 의혹이 불거진 사건의 최종 판단을 검찰에 맡기자는 대통령의 말에 수긍할 국민은 없다"며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67%에 육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거부하겠다는 것은 사건 실체 규명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이자 국민 요구에 역행해 진상 규명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도 "윤 대통령은 검찰 수사가 진행된다는 이유로 구체적 언급도 피했다'며 "실망스럽고 무책임한 형태"라고 비난했다.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주범들이 유죄 판결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검찰은 김 여사를 소환 조사 한 번 하지 않았다"며 "김 여사를 성역으로 여기고 법 위에서 군림하려는 윤 대통령의 행태는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노동계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노동개혁 성과가 있다는 윤 대통령의 평가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국노총은 "윤 정권은 초기부터 주 69시간제 추진으로 장시간 압축노동을 고착화하려 했다. 하청 노동자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투쟁하던 노조 간부를 무자비한 폭력으로 유린했다. 노조법 2, 3조 개정 거부권 시행으로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기본권인 노조할 권리를 부정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시도 등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을 홀대했다"며 "낯부끄러운 자화자찬과 반성 없는 모습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다.

민주노총 역시 "화물연대의 정당한 파업을 난폭하게 탄압했고 건설노조를 '건폭'으로 몰아 양회동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회계 투명성을 운운하며 노조를 부정한 집단으로 매도했다. 노조 회계공시를 강제했으며 타임오프에 대한 기획감사를 진행해 노조 활동을 압박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 대통령이 의대 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의료계도 실망감을 내비쳤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전과 달라진 내용이 없다"며 논평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의협을 '개원의들의 권익을 대표하는 단체'라고 지칭한 것과 관련해서는 "의협은 의료법 제28조가 규정한 법정단체"라며 "14만 의사 회원을 대변하는 의료법상 중앙회 단체임을 확인해 드린다"고 강조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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