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충분한데 수사 중단 종용"…검찰서 수사 중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2부는 경기 광주경찰서 조모 전 서장, 안모 전 수사과장, 강모 전 지능팀장 등 3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 2022년 5월 뉴서울CC 특혜 예약 의혹 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전 경기 광주경찰서장 등 고위급 경찰 인사들이 뉴서울컨트리클럽(CC) 특혜 예약 의혹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뉴서울CC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화진흥이 문화예술진흥기금 조성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회원제 골프장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2부(황정임 부장검사)는 경기 광주경찰서 조모 전 서장, 안모 전 수사과장, 강모 전 지능팀장 등 3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들은 뉴서울CC 특혜 예약 의혹 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문화진흥 정모 전 대표와 전·현직 임직원들은 지인 등에게 특혜성 골프 예약을 해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3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뇌물과 업무상 배임,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정 전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정 전 대표의 지시를 받은 한국문화진흥 전·현직 임직원들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이 사건을 수사한 당시 광주경찰서 소속 김모 경사는 "충분한 증거가 수집됐음에도 수사 중단을 종용하고 이에 응하지 않자 인사이동시킴으로써 사건을 타인에게 이첩하게 했다"며 지난 2022년 조 전 서장 등 3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김 경사는 같은 해 5월27일 조 전 서장과 안 전 과장 등이 광주시청 및 경찰 공무원 등을 통해 뉴서울CC 예약 혜택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광주시청 및 경찰 공무원 등을 뇌물 혐의로 추가 입건하려 했지만 뇌물 혐의는 입건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게 김 경사 주장이다.
같은 해 5월30일 수사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보고한 뒤 공무원 등의 출석 일정을 조율하려 하자 강 전 팀장은 사건 검토를 이유로 수사서류 원본을 가져간 뒤 6월8일까지 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김 경사는 같은 해 6월9일 인근 파출소로 인사발령 났다.
김 경사는 "수사 특성상 결재가 이뤄지지 않으면 수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뉴서울CC 사건을 계속 수사하려 하자 방해하기 위해 좌천성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김 경사는 최근 경찰 내부망에도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하는 글을 올렸다. 김 경사는 "수사 외압 이유는 이들도 골프 특혜 예약 대상자이기 때문"이라며 "당시 수사과장이 골프장에 간 적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인간적인 배려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하니 제가 바보였다"고 했다.
김 경사는 검찰 수사도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에서는 뉴서울CC 사건이 마무리돼야 정확한 수사와 판단이 가능하다고 한다"며 "2년 넘게 수사 중인데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고소장을 토대로 수사 중"이라며 "구체적인 진행 과정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골프 예약 특혜를 받은 일부 경찰관들은 경징계 처분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kyb@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