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매입비용 10조8000억원 중 약정매입 80%"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도별 LH 매입임대주택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3년간 임대주택을 공공주택 분양원가보다 비싸게 사들여 세금을 낭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한 2021년~2023년 LH 매입임대주택 분석 결과 LH는 지난 3년간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이는 데 총 10조8000억원을 썼다. 이 중 약정매입은 8조7000억원으로 80%를 차지했다. 약정매입 비중은 2021년 70%, 2022년 88%, 2023년 97%로 매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매입임대주택은 기존주택을 매입하는 기축매입과 민간에서 건축하는 주택을 사전 약정을 체결해 준공 후 매입하는 약정매입으로 구분한다. 약정매입은 신축 주택을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의 토지매입비용 및 건축비 거품 등이 반영돼 예산 낭비가 커지고 주변 집값까지 올라갈 위험이 크다는 게 경실련 지적이다.
약정매입 임대주택은 공공주택 분양원가보다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SH 위례포레샤인 15단지의 분양원가는 전용면적 82㎡ 기준 3억4000만원인 반면, LH의 매입임대주택 가격은 7억3000만원으로 3억9000만원 비쌌다.
경실련은 "기축매입보다 더 비싼 가격을 치러야만 하는 약정매입 주택을 사들이는 데 총 금액의 80% 이상을 사용했다"며 "매입임대주택 공실은 꾸준히 늘어나 2023년 최대치에 이르러 약 1조원의 세금이 낭비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건설원가 이하로 매입하도록 매입가격 기준을 강화할 것과 신축 약정매입 방식을 전면 중단할 것, 매입임대주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