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대안 마련 때까지 존치해야"
민주 "유족 입장 동의" vs 국힘 "논의 안해"
세월호 참사 임시 추모공간인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의 존치 문제를 두고 서울시의회가 고민에 빠졌다.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 4.16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세월호 참사 임시 추모공간인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의 존치 문제를 두고 시의회가 고민에 빠졌다.
협의된 존치기한인 10주기가 지나면서 향후 대응에 주목이 쏠린다.
26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2022년 7월 11대 시의회 개원 때 세월호 참사 10주기까지 기억공간을 존치하기로 협의했고, 이달 16일로 기한이 끝났다.
자연스럽게 향후 존치 여부를 두고 논의가 불거지고 있다. 일단 관리주체인 시의회 사무처는 양당 의견을 듣고 향후 조치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시의회 사무처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확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며 "당시 유족들을 중재했던 민주당 의견을 듣는 것부터 시작해 국민의힘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아직 기억공간 존치와 관련해 본격적인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 10주기가 며칠 지나지 않은 만큼 당장 철거를 논의하기는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대안 없이 철거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송재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유족들 말대로 기억공간을 이전할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는 존치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조건이 다를 수는 있지만 코로나19 백신 피해를 주장하는 분들이 덕수궁 돌담길 앞에 오랫동안 텐트를 치고 있는데 그쪽은 놔두고 기억공간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이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량유원지에서 열린 가운데 416합창단과 시민합창단이 합창을 마친 뒤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박헌우 기자 |
유가족협의회는 광화문광장 재이전을 포함한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존치해달라는 요구다.
최순화 세월호416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부장은 "유족들이 아니라 시민들이 기억 공간을 만들었고 광화문은 세월호광장이라고도 불릴 만큼 상징성이 큰 공간인데 정치 지형이 바뀌었다고 해서 철거하는 건 말이 안된다"며 "광화문광장으로 다시 이전하는 게 제일 좋겠지만 안되더라도 시의회와 대화를 시작할 때까지는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억공간은 2019년 4월 광화문광장에 설치됐고, 광장 재구조화 공사가 시작되자 2021년 11월 시의회 앞으로 임시 이전했다. 민주당이 다수당이었던 당시 10대 시의회는 건물 앞 부지 사용을 허가하고 공간 사용료를 면제했다.
그런데 2022년 지방선거 결 국민의힘이 다수인 11대 시의회가 들어서고 공사가 끝난 광화문광장에도 기억공간이 돌아갈 자리가 없어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시의회는 기억공간이 무단점유하고 있다며 철거를 요구했고, 2022년 7월 1일부터 부지 사용료 명목으로 변상금을 부과하고 있다.
유가족협의회는 변상금을 한 번도 내지 않았고 시의회 사무처는 기억공간 존치 여부와 상관없이 변상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22년 7월부터 올 4월까지 시의회가 부과한 변상금은 연체료까지 포함해 약 7000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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