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후동행카드 효과 과장…다양한 지표 개발해야"
입력: 2024.04.23 16:33 / 수정: 2024.04.23 16:33

서울시의회 토론회서 데이터 분석 문제 지적
"기후동행카드도 결국 재정 투입…활성화될수록 요금인상 압박 커질 것"


23일 오전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기후동행카드와 교통요금 인상효과 토론회가 열렸다. /서울시의회
23일 오전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기후동행카드와 교통요금 인상효과 토론회가 열렸다. /서울시의회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가 발표한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 기후동행카드의 교통수단 전환 효과가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은 23일 오전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기후동행카드와 교통요금 인상효과 토론회에서 "3000명 수준의 설문조사를 통해 모달 시프트(교통수단 전환) 효과가 나왔다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자가용을 이용하던 사람이 월 20회 이상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했다는 걸 전환 대상으로 본다는 게 제일 난맥"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무의미하다는 게 아니고 과장됐다는 것이다. 기후동행카드가 중요한 정책이라면 오히려 정확한 데이터를 활용해 진단해야 한다"며 "구태여 단기적으로 효과를 과장할 필요가 없고, 이용자 중심 교통정책이 만들어진다는 관점에서 다양한 지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는 지난달 8~11일 이용자 28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이달 15일 기후동행카드 효과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127명이 '상시 이용하던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많이(월 20회 이상) 이용했다'고 답했고, 시는 평일 사용자가 평균 50만명임을 감안하면 4%에 해당하는 2만여명이 월 20회 이상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일반적으로 승용차 1대에서 발생하는 연간 온실가스 발생량이 1.96톤임을 감안하면 2달 만에 약 360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는 계산이다.

김 센터장은 "기후동행카드가 중요한 정책이라면 정확한 데이터를 활용해 진단해야 한다"며 "구태여 단기적으로 효과를 과장할 필요가 없고, 한계가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는 관심도가 높은 사안인 만큼 먼저 간단한 설문조사 방식으로 효과 분석을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서울연구원 학술용역을 진행 중이며, 추후 평가용역과 본 설문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김종민 서울시 교통수요관리팀장은 "승용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얼만큼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됐는지는 카드 데이터로 나오지 않아 간단한 설문조사 방식을 택했다"며 "20회가 좀 애매하고 과장됐다는데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로 교통수단을 이용해 다 분석하려면 많은 시간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23일 오전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기후동행카드와 교통요금 인상효과 토론회가 열렸다. /서울시의회
23일 오전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기후동행카드와 교통요금 인상효과 토론회가 열렸다. /서울시의회

기후동행카드 운영을 위해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추후 또다른 교통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김 센터장은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한 이유가 시 보조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시 보조금이 많이 들어가는 기후동행카드 효과가 커지면 당연히 요금인상 압력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는 시민이 혜택을 누리기 위해 비효율적인 경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시민들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의견수렴을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상현 우리모두의교통운동본부 상임활동가는 "기후동행카드가 적용되는 수단만을 선택해서 이동해야 된다면 비효율적인 경로를 택해야 돼 불편해지는 경우도 있다"며 "사실 다른 노선을 선택하기 보다는 차라리 추가요금을 지불하는 시민이 많다. 이런 경우 기후동행카드 도입 효과가 상당히 반감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하철이 촘촘하지 않아 광역버스를 사용하는 권역은 이중적으로 중첩된 불편을 초래하게 된다"며 "혜택을 누리기 위해 시민들이 이런 불편까지 감수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가 이런 경험을 고려해 정책을 설계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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