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표 도입에 '한땀 한땀'…총선에 가려진 공무원들
입력: 2024.04.16 00:00 / 수정: 2024.04.16 00:00

비례정당 투표용지 역대 최장→전량 수개표
투입 인원 증가…"다음날 오전 7시 퇴근"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날인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투표용지를 정리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날인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투표용지를 정리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올해 총선에서 수개표가 도입되며 선거관리에 투입된 서울시 공무원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개표 시간도 늘어나면서 차출 인원들은 예년보다 더욱 바쁜 하루를 보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4·10 총선에 차출된 서울시 공무원의 연 인원은 2만4295명(시 1180명, 자치구 2만3115명)에 달했다. 사전투표 및 본투표에서 주·야간에 동원된 공무원 수를 모두 합한 것으로, 한사람이 여러 업무에 차출된 경우도 중복 계산한 수치다.

이번 총선에서 수개표가 도입되면서 선거관리위원회의 요청으로 차출인원도 증가했다. 이번 비례대표선거 투표용지는 역대 최장인 51.7㎝로, 분류기에 들어가지 않아 전량 수개표로 진행했다.

선관위가 공식집계한 서울시 공무원 차출인원은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4251명(시 492명, 자치구 3759명),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3266명(시 1095명, 자치구 2171명), 제8회 지방선거 1만5016명(시 1083명, 자치구 1만3933명)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선관위에서 처음에 (인원을) 더 많이 달라고 했었는데 협의과정 속에서 10% 정도 증가한 형태로 합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당일 개표에 투입된 공무원들은 긴장 속에 진행되는 작업이 예년보다 길어지면서 더욱 진땀을 뺐다는 분위기다.

26년차 시 공무원 A씨는 오후 4시 30분쯤 출석해 사전교육 등을 받았다. 이후 6시 10분쯤 투표함이 도착했고, 다음날 오전 7시 퇴근했다.

A씨는 "개표는 선거와 달리 민원은 많이 없었지만 수기로 차근차근 확인하느라 시간이 길어지면서 허기져서 힘들었다"며 "이전 선거는 자정 전에는 끝났다"고 떠올렸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날인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투표용지를 정리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날인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투표용지를 정리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14년차 자치구 공무원 C씨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지역구 투표용지는 기계로 보내고 비례 투표용지만 정당별로 손으로 분류해서 카운트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인력이 부족해 급히 충원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자치구 공무원 B씨는 "(차출)인원이 많이 늘기도 했고 수개표를 하니 힘들었다"며 "입구에서 안내하는 인력이 부족해 (차출되지 않은) 일반 직원까지 주말에 나와서 안내업무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 총선 관리에 동원된 1년차 자치구 공무원 D씨는 "수개표 인원이 한조에 16~20명 정도였고 기계는 한대였다"며 "분류 작업을 하고 (기계가) 수량을 다 세고 완벽히 맞을 때까지 대기했다"고 떠올렸다.

다수 인원을 차출한 여파는 선거 이후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특히 이번 총선부터는 지방공무원 복무규정과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개정으로 사전투표일을 포함, 투·개표 업무 등에 동원되는 공무원의 휴식권이 법적으로 보장됐다. 선거사무 종사일이 평일이면 하루, 토요일 또는 공휴일이면 이틀을 쉰다.

한 과장급 공무원 E씨는 "차출된 직원들이 이틀을 쉬니 다른 직원들의 부담이 늘었다"고 말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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