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부터 파업, 오후 3시 10분 협상 타결…명절수당 65만원
"임금 1% 인상시 재정부담 110억~120억원"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용산역 앞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기다리며 길게 줄지어 있다. /이동률 기자 |
[더팩트 | 이헌일·김해인 기자] 12년 만에 진행됐던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약 11시간 만에 종료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8일 오후 시청에서 열린 2024년 서울시 통합방위회의 모두발언에서 "시내버스 노사간 합의를 지속적으로 이뤄내기 위해 노력한 결과 오후 3시 10분에 협상이 타결됐다"며 "이에 따라 즉시 시내버스 전노선 및 대중교통 노선이 정상운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임금인상률 4.48%, 명절수당 65만원 등 조건으로 도장을 찍었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이후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올해 임금인상률은 대구·부산 등 타 지역과 동일한 수준"이라며 "명절 등 특수 시기에는 대중교통 연장운행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해 명절수당을 (새로) 포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금이 1% 인상될 때마다 약 110억~120억원 정도의 추가 재정부담이 발생해 (올해는) 약 600억원 정도 재정부담이 더해진다"며 "이날 파업일수를 근무일수에 포함해달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노동관계법에는 포함되지 않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노조 측에서도 양해하고 철회했다"고 부연했다.
협상 타결에 따라 노조는 파업을 즉시 종료하고, 모든 시내버스가 정상운행에 들어간다. 시도 파업에 대응한 비상수송대책 가동을 중단하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정상운영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4년 서울특별시 통합방위회의에서 모두발언에 앞서 시내버스 파업 관련 국민 불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
앞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조는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마지막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이날 오전 2시 20분쯤 결렬을 선언하고 오전 4시 첫차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중앙노사교섭 7차례, 사전 조정회의 2차례 등을 통해 임금교섭을 진행했지만 난항을 겪었다. 또 전날 오후부터 11시간여 동안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주요 쟁점은 임금인상률이었다. 노조는 인천 등 인근 시내버스 준공영제 지역보다 뒤처진 임금 수준 개선, 호봉 제도 개선, 정년 이후 촉탁 계약직에 대한 임금차별 폐지를 요구하며 임금 12.7% 인상을 제안했다. 사측은 이를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이었다.
윤 실장은 "마라톤 협상을 하면서 언론의 비판적인 논조와 시민 불편, 특히 이날 고등학교 모의고사와 겹쳐 여러가지 부담이 작용했다"며 "사측도 다른 시도의 실질 임금상승률에 준하도록 한발 물러섰다"고 교섭과정을 설명했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은 지난 2012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당시에는 파업에 돌입한 지 약 20분 만에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종료됐다.
시는 이날 오전부터 시민 불편을 덜기 위해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했다. 지하철은 하루 202회 증회운행하는 한편 막차도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연장할 계획이었다. 또 25개 자치구별로 지하철 연계를 위한 무료 셔틀버스를 119개 노선, 480대 투입했다.
윤 실장은 "오전부터 이어진 시내버스 파업으로 시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서 죄송하다"며 "앞으로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민의 일상 속 대중교통 편의를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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