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버스 파업이라고요?"…출근길 시민들 발 '동동'
입력: 2024.03.28 10:16 / 수정: 2024.03.28 10:16

서울 시내버스 12년 만에 파업 돌입

서울 시내버스가 12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관악구 지하철 낙성대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 파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영봉 기자
서울 시내버스가 12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관악구 지하철 낙성대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 파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영봉 기자

[더팩트ㅣ김영봉·장혜승·이윤경 기자]서울 시내버스가 12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시민들이 출근길 불편을 겪었다. 지하철은 평소보다 붐볐고, 아침부터 비까지 내리면서 곳곳에서 혼잡이 빚어졌다. 미처 파업인 줄 모르고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이날 오전 8시께 관악구 지하철 낙성대역은 직장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 시내버스의 약 98%가 운행을 멈추면서 출근길 지하철은 평소보다 더 북적였다.

30대 김모 씨는 "원래 지하철로 출근하는데 오늘따라 사람이 많긴 하다"고 말했다.

인근 버스 정류장에는 파업 소식을 듣지 못하고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정류장에 붙은 파업 안내문과 전광판에 표시된 ‘시내버스 파업. 지하철 이용’, ‘타 교통수단 이용 바람’ 등 문구를 보고 뒤늦게 지하철역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50대 A 씨는 "오늘 버스 파업이냐"고 되물으며 "지금 20분째 기다렸는데 파업하는 줄 몰랐다. 신반포까지 가야 하는데 어떡하냐"고 하소연했다. 70대 B 씨도 "파업도 제대로 안 알려주냐. 아휴, 진짜 이게 뭐냐"면서 "저렇게 작은 종이에 붙여 놓으면 누가 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시내버스가 12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동대문구 종로6가 왕복 4차선 일대는 텅 빈 모습이었다./이윤경 기자
서울 시내버스가 12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동대문구 종로6가 왕복 4차선 일대는 텅 빈 모습이었다./이윤경 기자

같은 시간 동대문구 종로6가 왕복 4차선 일대는 텅 빈 모습이었다. 마을버스만 간간이 지나다닐 뿐 시내버스는 보이지 않았다.

버스 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시내버스가 오자 놓치지 않으려고 일제히 뛰어갔다. 뒤늦게 버스 번호를 확인하고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있었다.

종로에서 가게를 운영한다는 김모(80) 씨는 "파업인 줄 모르고 오전 7시에 나왔는데 아직도 도착을 못했다"며 "평소 지하철은 사람이 많아서 안 타는데, 우리 동네에 버스가 일절 안 다니니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탔다"고 호소했다.

구로구 지하철 2호선 대림역 인근도 상황은 비슷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구청에서 운영하는 무료 셔틀버스가 오자 직원 안내에 따라 차례로 탑승했다.

조모(28) 씨는 "대림역에서 이태원역으로 가는데 파업인지 모르고 있었다"며 "원래 버스 타고 대림역까지 가려 했는데 그냥 걸어서 가야겠다"고 말했다. 정모(28) 씨 역시 "원래 버스 타고 다니는데 욕하면서 지하철 타러 가는 중"이라며 "하필 오늘따라 출장이라 캐리어 끌고 가는데 비도 오고 너무 불편하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조는 이날 새벽까지 임금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2시20분께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오전 4시 첫차부터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은 지난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에는 파업에 돌입한 지 약 20분 만에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종료됐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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