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협상 끝 결렬…첫차부터 파업 돌입
서울시, 지하철 증차·셔틀버스 투입해 불편 최소화
서울 시내버스가 임금인상폭을 두고 마찰을 빚으며 결국 12년 만에 파업에 들어갔다. 28일 오전 서울 강북구의 한 차고지에 운행을 멈춘 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 시내버스가 임금인상폭을 두고 마찰을 빚으며 결국 12년 만에 파업에 들어갔다.
28일 서울시와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는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전날부터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이날 오전 2시 20분쯤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파업 예고기한까지 상황변화 없이 결국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양측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중앙노사교섭 7차례, 사전 조정회의 2차례 등을 통해 임금교섭을 진행했지만 난항을 겪었다. 또 전날 오후부터 11시간여 동안 마지막 교섭을 진행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주요 쟁점은 임금인상률이다. 노조는 인천 등 인근 시내버스 준공영제 지역보다 뒤처진 임금 수준 개선, 호봉 제도 개선, 정년 이후 촉탁 계약직에 대한 임금차별 폐지를 요구하며 임금 12.7% 인상을 제안했다. 사측은 이를 두고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은 지난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에는 파업에 돌입한 지 약 20분 만에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종료됐다.
서울시내버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서울 강북구의 한 차고지에서 파업에 참여한 운전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양측은 향후 물밑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교섭이 타결될 때까지 대중교통의 두 축 중 하나가 마비돼 시민들 불편이 불가피해졌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에는 65개 버스회사, 1만8133명이 소속돼 있고, 파업에 참여하는 시내버스는 전체의 98%에 달한다.
서울시는 파업 돌입에 대응해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한다.
먼저 지하철 추가 및 연장 운행을 실시한다. 출퇴근 혼잡 완화 및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하루 202회 증회운행한다. 출퇴근 주요 혼잡시간을 현행보다 1시간 연장해 열차 투입을 늘리고, 지하철 막차도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연장해 심야이동을 지원한다.
아울러 25개 자치구별로 지하철 연계를 위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119개 노선에 480대를 투입해 하루 4959회 운행한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원만한 노사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가용가능한 모든 교통수단을 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honey@tf.co.kr